잇따른 독재자 사망 행렬…김정일의 최후는?

▲ 위부터 후세인, 니야조프, 밀로셰비치, 피노체트

30일 오전 6시 후세인 사형이 집행됐다. 2003년 12월 이라크 티크리트 고향 농가의 땅굴에서 생포된 후 3년만에 이뤄진 사형집행이다.

’사형수’ 후세인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형장에 들어섰다. 후세인은 이라크 경찰관이 그를 교수대로 데려가 올가미를 씌울 때 짧은 기도를 읊조렸다고 한 입회인이 전했다.

형장에 입회했던 무와파크 알-루바이에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은 후세인이 사형집행 과정에서 “이상할 정도로 순종적이었다”고 전하면서, “그는 두려워했고 그의 얼굴에서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고 CNN이 전했다.

이에 앞서 21일 개인숭배를 바탕으로 국민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억압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의 독재자 니야조프가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김정일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엽기독재’를 펼친 인물이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들. 그러나 모두 끝은 있었다. 단순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진리이다. 몰락한 독재자들의 외롭고 비참한 최후를 통해 김정일의 말로를 전망해본다.

◆재판회부에 처해질 가능성=교수형 집행을 받은 후세인처럼 재판에 회부돼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로 보인다.

인종청소로 악명높았던 유고의 밀로셰비치(재판도중 사망),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세스쿠(즉결 재판), 파나마의 군부 독재자 노리에가 등이 있다.

특히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평가되는 차우세스쿠는 민주항쟁으로 정권이 붕괴되면서 사형을 선고받고 5분뒤 처형당했다. 부인과 함께 맞은 120발의 총알은 차우세스쿠가 24년간 얼마나 극악한 폭정을 휘둘렀는지를 짐작케한다.

코소보 사태와 보스니아 내전 등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던 밀로셰비치는 2000년 권좌에서 축출된 뒤 전범재판을 받아오다 올해 3월 감옥에서 심장마비로 죽었다. 당시 살아남은 희생자 가족들은 밀로셰비치가 최종선고를 앞두고 돌연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17년 통치기간동안 3천명 이상을 숙청한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도 권좌에서 물러난 뒤 유럽에서 체포돼 기소됐다. 정신질환 때문에 재판 진행이 어렵게 되자 처벌은 면했지만 이달 초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주민 수백만을 굶겨죽이는가 하면 수십만을 강제노동수용소에 감금하는 등 다른 어떤 독재자 못지않은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김정일은 재판에 회부되면 사형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심장마비 가능성도 적지 않다=대학살 및 철권통치를 서슴지 않는 ‘강심장’을 가진 독재자들 중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이들이 적지 않다. 밀로셰비치, 피노체트를 비롯해 다수의 독재자들이 이를 이유로 최후를 맞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의미심장하다.

가장 최근 사망한 독재자 투르크메니스탄의 니야조프 역시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니야조프는 지방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며 도서관을 폐쇄하는가 하면, 어린이들을 위해 사막 한가운데 ‘얼음궁전’을 짓도록 하는 등 엽기적 행보로 유명하다.

캄보디아인 200만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장본인 폴 포트는 종신 연금형을 받고 지내다가, 1998년 자신이 국제전범재판에 서게 됐다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심장마비로 사망해 세계를 황당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아버지 김일성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게다가 김정일은 세 번째 부인 고영희마저 심장마비로 떠나보냈다. 자기 목숨만큼은 전세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김정일은 아마 ‘심장마비’에 ‘심’자만 들어도 섬뜩할 것 같다.

◆해외로 망명해 편안한 노후 꿈꾼다?=김정일 스스로 망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목숨만은 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 이민 2세로 페루를 독재국가로 만든 후지모리 대통령은 ‘e-메일 사직서’로 대통령직을 내놓고 일본으로 망명했다. 8년간 참혹한 인권유린과 학정으로 50만명을 희생시킨 우간다의 이디 아민도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그러나 망명한 역대 독재자들의 최후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이티의 장 클로드 뒤발리에와 세드라스, 에티오피아의 멩기투스 등은 스포츠카를 굴리는 등 편안한 망명생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위해 망명을 선택할 수 있다. 스위스 은행 등에 김정일 비자금 수십억달러가 예치돼 있는 것은 아마 훗날 벌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정일 독재 체험하는 종신형 처하자는 의견도=그러나 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한 채 김정일에게만큼은 ‘새로운 방식’의 처벌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존하는 세계최고 독재자인만큼 그에 걸맞는 극적인 최후를 선사해야 한다는 것.

그 방법으로 김정일을 살려둔 채 주민들 속에서 살게 하는 방법이 꼽히고 있다. 스스로 만들어낸 독재 하의 모든 생활을 그대로 체험하게 해 주민들이 겪었을 고통을 알게하는 방법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일 특별독재대상구역’을 조성해 정치범수용소를 체험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만약 이런 일이 실현된다면 김정일이 이를 며칠이나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을 것 같다. 독재체험형이 심장마비나 울화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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