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브로커 남한행 미끼 억류도

일부 탈북자 입국 브로커들이 남한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에게 과도한 금품을 요구하고 억류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20일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에 따르면 국군포로 장판선(74)씨 일가족 6명 가운데 장씨의 딸과 외손자가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입국을 주선한 사람(브로커)들에 의해 일시 억류돼 있다.

브로커들은 당초 지난 17일 대사관측에 이들을 인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브로커 조직이 또 다른 탈북자(37.여)를 장씨의 가족으로 위장 입국시키려 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정부가 그의 입국을 거절하자 장씨의 가족들까지 대사관측에 인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브로커들이 탈북자 모두를 받아줄 때까지 장씨의 가족을 보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면서 “일반 탈북자들을 국군포로의 가족으로 위장 입국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전에도 일부 브로커 조직이 탈북자를 국군포로 가족으로 위장, 동반 입국을 시도해 물의를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영리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전문 브로커 조직은 보다 쉽게 입국이 허용되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국군포로와 그 가족을 ’호재’로 보고 무리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영 탈북자동지회의 사무국장은 “국군포로나 그의 가족은 한국 정부에 인계되기 전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것이 좋다”며 “일부 브로커들이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군포로 가족뿐 아니라 일반 탈북자들도 자신들의 절박한 사정을 이용한 브로커들의 횡포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오경섭 사무국장은 “공식적인 통로를 이용해 입국할 길이 없는 탈북자들로서는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탈북을 위한) 현실적인 수요가 있기 때문에 브로커들의 횡포를 근절할 방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그러나 “영리만을 추구하는 일부 브로커들의 폐해로 선의의 탈북지원 활동가 모두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는 탈북자들의 입국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브로커들의 횡포를 차단시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 역시 “소수의 악덕 브로커들로 인해 선의의 개인 및 지원단체들의 이미지가 훼손돼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탈북자 문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당부했다.

한편 통일부가 지난해 입국한 탈북자 1천894명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천500여명이 브로커를 통해 입국했으며 1인당 평균 450만원씩 총 65억원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집계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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