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참사 유족 北상대 소송 가능할까

임진강 수난사고의 유족이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수 있을까.

남한 주민이 북한을 상대로 남한 또는 북한법원에 소송을 내려면 북한 정권의 인정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가의 실체성이 인정되는 만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남북관계법 전문가인 이효원 서울대 법대 교수는 9일 “국가보안법 등에서는 북한정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교류협력’의 범위에서는 국가적 실체성을 인정하기에 우리 법원이든 북한법원에서든 소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판례상 북한은 `반국가 단체’와 `평화통일을 이뤄야 할 당사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기에, 남북교류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민사사건 등 일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법원의 관할권과 법률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다만 소송을 하더라도 당사자 출석이나 증인채택, 선고 후 집행의 애로사항 등 실효성에는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안은 자칫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공세적으로 나가면 남북관계 경색 등의 파장이 있을 수 있다. 정치적,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남북은 2004년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합의서를 채택해 수해방지시스템을 구축키로 했지만 후속조치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는 “이번 일은 단발성으로 볼 게 아니라 합의서 이행 여부와 재판권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올해 2월 북한에 사는 윤모씨 등 4남매는 월남했다가 한국에서 숨진 아버지가 남긴 100억원대의 유산 중 자신들의 몫을 달라고 구호단체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우리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보기 때문에 북한주민도 우리 국민으로서 소송할 자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법조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2005년 북한에 사는 벽초(碧初) 홍명희(1888~1968년)의 손자가 동의 없이 할아버지의 책을 출판했다며 우리나라 출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1만 달러를 받도록 조정이 이뤄진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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