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회담.적십자접촉 뭘 논의하나

남북은 14일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 16일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황강댐 무단방류 사태에 대한 `매듭짓기’와 후속 이산가족 상봉,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양측은 또 포괄적 현안을 협의하는 고위급 남북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 상대의 의중과 진정성을 타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진강회담 의제와 전망 = 정부 입장에서 `임진강 회담’의 핵심 목표는 지난달 6일 국민 6명의 익사로 이어진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에 대한 사과 및 구체적 경위 설명, 재발방지 약속 등을 받아 내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9월8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 책임있는 당국의 충분한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또 유사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남북 공유하천에 대한 피해예방과 공동이용 제도화를 위한 남북간 협의도 검토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9월8일 논평에서 밝힌 정부의 입장에 북한이 호응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주는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보다 근본적 의제인 임진강 수해방지 시스템 구축과 하천 공동이용 등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구상을 교환할 수는 있지만 국장급이 만나는 실무회담에서 단번에 구체적 진전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남북관계의 장애물이 된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해 양측이 `정산’을 하고 재발방지 방안에 합의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현실적인 목표일 것이란 얘기다.

결국 관심은 북한의 사과 또는 유감표명 여부에 쏠린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회담에 호응해온 이상 일정 수준에서 무단 방류의 경위를 설명하는 한편 최소한 유감 표명은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사태 발생 다음날인 9월7일 보내온 대남 통지문에서 사과나 유감표명 없이 “임진강 상류 북측 언제(댐)의 수위가 높아져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긴급히 방류하게 됐다”고만 설명,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간 면담 등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북한의 최근 태도로 미뤄 관계개선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인 `임진강 사태’를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으려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달 7일 대남 전통문에서 밝힌 대로 향후 대량 방류시 사전 통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도 지난 12일 통일부 대변인 브리핑때 `임진강 사고’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북한에 `문턱’을 낮춰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사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최소한 북한이 고의로 `수공(水攻)’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적십자 실무접촉 의제.전망 =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는 9월26일~10월1일 열린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이은 후속 상봉행사 개최와 대북 인도적 지원이 핵심 현안이 될 전망이다.

과거 정부 시절 매년 초 대북 비료지원과 암묵적 연계하에 연간 이산가족 상봉 일정에 합의해 행사를 치렀지만 현재는 추석 행사 이후의 상봉 일정에 대해 남북간에 합의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우리 대표단은 실무접촉에서 8월 적십자회담에서 제기한 11월 서울.평양 교환 상봉행사, 내년 설을 계기로 한 상봉행사 등을 다시 제의하고 상시 상봉 체제 구축 필요성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해결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실무접촉에서 차기 상봉 일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실무접촉’인 만큼 일단 양측의 입장을 교환하고 차기 적십자 본 회담의 일정을 잡는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북측은 인도적 지원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미 지난달 이산상봉 행사 때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위원장이 `이산상봉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만큼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지원 품목 및 규모를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수십만t 규모의 쌀.비료 지원은 북핵.남북관계 상황 등을 감안해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수만t 규모의 취약계층 지원과 민간 단체를 통한 간접지원은 `순수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간주,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북측의 요구가 있을 경우 정부 차원의 소규모 직접 지원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 대북지원 단체에 대한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장 이번 접촉에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회담 및 접촉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본게임’에 앞선 `탐색전’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안에 대한 합의도출도 의미있지만 향후 북핵 진전에 맞춰 본격적으로 대화가 이뤄질 때를 대비한 상호 의중 탐색 및 분위기 조성의 측면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이번 회담 및 접촉이 성과있게 진행될 경우 북핵 문제의 진전 상황에 발맞춰 남북관계 현안 전반을 놓고 고위급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북한이 8월 이후 변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이 진정성있는 변화의 움직임인지는 우리가 좀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두차례 실무회담 및 접촉이 그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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