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사태’ 책임소재 놓고도 정당 ‘대북관’ 극명

북한의 갑작스런 황강댐 방류로 인한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에 대해 각 정당은 북한의 관련 책임 소재 문제를 두고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을 북한에 묻고 이후 정부 대응을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북한 책임보다는 남북간 소통문제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고 이후 정부 대책을 집중 성토했다.

소통 문제를 꺼내든 것은 남북관계 악화를 현 정부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 북측보다 한국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북한이 많은 양의 물을 일시에 방류하면서 인명피해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어 “북한이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부당하다”면서 “북한이 다시 조문단을 보내서 고인이 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조 정책위 의장도 “댐의 방류 목적이 무엇이었든 사전 통보 없이 수문을 개방해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책임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며 정부 대응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자유선진당도 7일 저녁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의 통지문은 한마디로 뻔뻔함의 극치였다”고 비난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북한의 통지문은 ‘수위가 높아져 긴급 방류하게 되었다’는 설명이 전부”라며 “최근 들어 비가 많이 내린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해명은 전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남북간 의사소통과 우리 정부와 군 등 관계기관의 부적절한 대응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대표는 7일 오전 “참으로 안타깝고 잘못된 일”이라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정부도 제대로 대응 못했지만, 근본적으로 남북 간의 소통이 안 됐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진상파악 전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오후가 돼서야 입장을 밝혔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사전에 통지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예고되지 않은 방류로 인해 큰 인명피해가 난 것에 대해 북한 측도 상당한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북한 당국의 협조를 주문하는 바”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에도 책임이 있지만, 임진강의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적절하고 신속하게 사람들을 대피시키지 않은 우리 측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