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 본부장은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 수석대표인 이고리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과의 회담 뒤 “양측이 6자회담의 조기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임 본부장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개발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허용 등 비핵화를 위한 사전 조치를 이행하고 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러시아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의 사전 조치 이행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당사국들이 회담 재개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굴로프 차관은 임 본부장과의 회담에 앞서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상견례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에는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모스크바서 회동했다.
이번 회담을 비롯해 최근 한미일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어 6자회담 재개 모멘텀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에서 UEP 개발 중단을 대가로 영양지원이 아닌 식량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비핵화 회담이 조기에 재개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은 전용 가능성이 적은 취약층 대상 영양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6자회담이 어떻게 재개될지, 언제 재개될지, 시기를 전망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면서 “정부는 어떤 상황서 6자회담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한 여건조성에 대한 몇 가지 사항들을 이미 수차에 걸쳐 (관련국들에게) 제의를 해둔 상황”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