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북핵신고, 연말 비핵화 기상도 좌우할듯

북핵 신고 문제가 연말까지 이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비핵화 2단계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

비핵화 2단계의 한 축인 불능화가 연말까지 대부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심은 2단계의 또 다른 한 축인 신고 문제로 자연스럽게 모아지는 양상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북한이 1~2주 안에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이달 20일을 전후해 북한의 신고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하면 아마 11월 중에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와 6자 수석대표 회담을 개최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6자 트랙이 가동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 신고 절차 = 핵프로그램 신고는 북한이 향후 1~2주 후에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물론 북한이 단 한번에 포괄적이고도 상세한 신고서를 제출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출한 1차 숙제를 5자가 평가하고, 5자가 다시 북에 숙제를 내는 식의 과정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3 합의에 명시된 표현대로 `모든 자국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연말까지 신고 관련 협의를 통해 북한이 신고한 목록에 대해 나머지 참가국들이 `100점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합격점’이라는 판단을 해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신고 내용의 성실성과 완전성에 대한 검증 작업은 연말을 넘어 내년에도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 신고 범위.쟁점 = 10.3 합의문에는 신고대상이 `모든 핵프로그램’으로 명시됐지만 핵무기(또는 핵폭발장치)와 핵실험장 등은 북한의 `옵션’ 사항으로 양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유 핵무기 문제는 비핵화 3단계 협상에서 다뤄져야 하는 만큼 2단계에서는 핵무기 등을 신고할 수 없다는 것이 북측의 기본 입장인 것이다.

그런 만큼 보유 플루토늄 내역, 핵시설 내역, 만약 있다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관련 설비 등이 필수 신고 내역에 들어가야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최대 관건은 북한이 그간 생산한 플루토늄의 양이다.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앞서 9월30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플루토늄을 언제 얼마나 생산했고 어디에 썼으며 재고잔량이 얼마나 되는지, 현재 보유량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등을 다 밝히고 그것을 확인하는 검증 활동도 허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것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이같은 의지를 실행에 옮기더라도 북한이 밝힐 플루토늄 총 생산량이 나머지 참가국들의 예상과 얼마나 일치하느냐가 신고 단계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입을 모았다.

각국은 북한이 여태까지 재처리를 거쳐 추출한 플루토늄과 현재 5MW 원자로 내의 폐연료봉 8천개에서 빼낼 수 있는 플루토늄을 모두 합쳐 44kg~54kg을 만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지난 해 10월 핵실험때 사용됐고 일부는 핵무기 또는 핵폭발장치 안에 들어가 있으며 일부는 자연상태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그대로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신고량과 타 참가국들의 추정치 사이에 몇 kg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검증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차이가 10kg을 넘어가는 등의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과거 북한은 1992년 이전의 핵활동과 관련, g 단위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국제사회는 여전히 북한이 1992년 이전 이미 8kg 안팎의 플루토늄을 생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제2차 북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UEP 의혹이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이다.

일단 북측은 고강도 알루미늄 튜브 등 UEP에 쓰일 수 있는 장비 도입 사실은 미측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그 장비의 용도에 대한 소명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신고 왜 중요하나 = 북핵 신고는 우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북한이 연내 불능화.신고를 이행하는 것과 병행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대 적성국 교역법의 적용을 종료한다는 것이 10.3 합의의 골자였다. 따라서 불능화가 이미 제 궤도에 올라선 상황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결정적 요건은 북측 핵프로그램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이 될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즉 북한-시리아 핵커넥션 의혹, 납북자 문제 해결 전에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해서는 안된다는 일본의 어필 등 미국이 국내외적 장애물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성실한 신고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또한 북핵 신고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나머지 5자가 만족할만한 신고 목록이 나와야 내년 이뤄질 비핵화 최종단계 협상의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역량을 숨기지 않고 공개했다고 참가국들이 인식해야 최종 핵폐기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평화체제 협상 개시, 6자 외교장관 회담 등도 북한의 성실한 신고가 이뤄져야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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