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옥 사망 남북관계 영향주나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에 이어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20일 갑자기 사망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에서 각종 정책의 결정과정은 유일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인간적 거리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어떤 자리에 어떤 인물이 앉아있느냐가 향후 정책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림동옥 부장은 2003년 사망한 김용순 비서와 더불어 북한의 대남정책을 사실상 지휘해온 인물이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2002년 김정일 위원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면담, 2005년 김 위원장과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의 면담 석상에 빠짐없이 배석하면서 김 위원장의 신뢰를 받아왔다.

김용순 비서 만큼의 영향력과 정치적 무게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김 비서가 부재한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모든 일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거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김용순 비서와 림동옥 부장의 공백을 메울 대남 전문관료가 없어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남북관계에 일정한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남북관계가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미사일 발사 이후 정부는 북한의 식량과 비료 지원요청을 거부했고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은 예정했던 일정을 채우지 못했으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취소 등으로 강경대응하면서 남북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중순 발생한 북한의 수해 피해를 돕겠다는 남한당국의 인도주의적 입장이 최근 남북 적십자사간 접촉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완전한 복원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남북관계는 사소한 발언이나 행동이 서로 상대를 자극해 판을 깰 수 있는 만큼 예민한 사안”이라며 “남북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인물이 북쪽에 없다는 점은 자칫 경색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북.미간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강경일변도의 입장을 취하면서 군부세력 등의 입장이 각종 정책결정의 골간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림동옥 부장의 사망은 남북관계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부는 국방위원회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할 든든한 창구를 가지고 있는 반면 남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대남관계 종사자들은 림 부장의 사망으로 창구 자체를 상실하는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남북간 합의한 열차 시험운행이 갑자기 중단되고 지난달 남측의 쌀.비료지원 중단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관급회담을 강행한 것도 림 부장이 병세악화로 업무에서 빠지면서 합리적 정책판단을 못하고 군부의 일방적인 목소리가 높아져 발생한 일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용순 비서의 사망 이후 남북관계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김 위원장에게 대면보고를 할 수 있는 창구의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며 “김 비서를 대신해온 림 부장의 사망은 또다시 북한 내 대화파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유지에 무게를 싣는다면 장성택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과 같은 측근 인사를 림 부장의 후임에 임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제1부부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이후 남북관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2002년 10월 현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을 이끌고 경제시찰단장으로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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