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 독일 할머니의 망부가

이산가족의 아픔이 한반도에만 있을까. 북한 유학생 남편과 46년 전 생이별한 독일 할머니의 사연에도 이산의 아픔이 절절하다.

1955년 예나 대학교 학생이었던 레나테는 열여덟의 나이에 북한 유학생이었던 21살의 청년 홍옥근을 만나 5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 1년 만인 1961년 4월 북한 당국이 유학생들의 본국 소환을 명하자 둘째아들을 임신 중이었던 레나테는 큰아들 현철을 안고 눈물로 남편을 떠나보냈다.

남편이 북한으로 돌아가자 2년 뒤 편지도 끊겼고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어 주독일 북한대사관에 청원서도 보내봤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남편과의 추억이 어린 결혼 반지와 마른 꽃잎, 사진, 노트를 모두 간직하고 있는 레나테 할머니도 벌써 일흔 살. 두 아들도 이미 장성했고 세월도 많이 흘렀지만 레나테 할머니는 남편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같은 사연을 가진 이는 레나테 할머니뿐 아니다. 임신 3개월째에 고국으로 돌아간 남편을 기다리다 북한에서 남편이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홀로 아들을 키워낸 루트 랑게 할머니도, 아버지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결국 만나지 못한 우타 라이히(46) 씨도 역사가 만든 또다른 이산의 피해자다.

케이블ㆍ위성TV Q채널은 독일 현지에서 이들을 두루 만나 남편을, 아버지를 기다리는 그 절절한 마음을 카메라에 담고 ‘레나테 홍 할머니의 망부가, “다시 봅시다”‘란 제목으로 18일 오후 10시 방송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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