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수사 `간첩단’ 여부 규명에 초점

‘일심회’ 사건이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20일 국회 정보위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상당부분 윤곽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씨 등 5명을 모두 ‘간첩죄’를 의율해 검찰에 송치했지만 ‘간첩단’ 사건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답변함으로써 국정원 수사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발언은 현재 검찰에서 진행 중인 일심회 사건의 수사 방향을 간접적으로나마 읽게 해줬다는 의미도 갖는다.

국정원은 장씨 등의 ‘간첩’ 혐의를 밝혀낸 만큼 ‘간첩단’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서울중앙지검 공안수사팀의 몫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일심회’ 조직이 지시ㆍ명령 체계를 갖추고 일사불란하게 임무를 수행한 ‘간첩단’인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국정원이 ‘간첩’ 혐의를 추가해 송치했다고 해도 검찰이 기소나 공소 유지 등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증거를 재확인하고 피의자의 진술을 얻어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국정원이 밝혀낸 혐의 = 김 후보자는 장씨 등에 대해 “체포할 때는 잠입ㆍ탈출 혐의였지만 송치할 때는 간첩단이란 용어는 없는 대신 간첩 혐의자들로 송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실무자들은 자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장씨는 북한에 들어가 노동당에 가입한 뒤 지령을 받아 일심회를 조직하고 조직원들을 포섭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도록 주선한 혐의(국가보안법상 잠입ㆍ탈출과 회합ㆍ통신)를, 또 다른 4명은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회합ㆍ통신)를 적용했었다.

따라서 김 후보자의 발언은 장씨 등을 20일 동안 수사하면서 국가보안법 4조1항의 ‘국가기밀 탐지ㆍ수집ㆍ누설ㆍ전달 또는 중개’ 등 간첩 혐의를 더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사건 초기 피의사실이 외부로 흘러나가고 구속자들이 단식을 단행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심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들로부터 압수한 USB 저장장치 및 컴퓨터 디스켓에 들어있는 파일 등을 분석해 모종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밀을 암호화해 북한에 보고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북한 공작원과 송ㆍ수신한 정황 등을 찾아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 검찰 수사의 몫 = 일심회가 ‘간첩단’이냐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대북 보고에는 일심회라는 게 있었지만 각자들은 아직도 일심회라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아직 마이클 장 혼자 사용한 단어로 5명이 일심회로 다 만난 적 없고 마이클이 개별적으로 만났다”고 답했다.

서면답변에서 ‘조직사건’이라고 한 것과 관련,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라는 개념이고, 이들이 만나거나 특정한 목적을 갖고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개별적으로 ‘간첩’ 혐의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일심회라는 ‘단'(團)으로 묶을 단서나 정황은 아직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

검찰은 공안1부(송찬엽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하고 공안2부, 공판부, 형사부, 첨단수사부에서 수사인력을 차출해 검사 10명으로 수사팀을 꾸리고 압수물 분석과 피의자 심문 등을 통해 일심회가 장씨를 총책으로 일사불란한 지시ㆍ명령 체계를 갖추고 지령에 따라 국가기밀을 수집해 북한으로 넘기는 `간첩단’ 역할을 했다는 일각의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간첩’ 혐의가 더해져 송치됐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압수수색을 적기에 잘했다”고 말해 압수물 분석을 통해 상당한 수사 성과를 얻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들이 단식은 중단했지만 여전히 입을 열지 않는 등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면서도 “묵비권 행사가 혐의를 시인하는 것에 미치지는 않지만 법정에서 피의자들에게 꼭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묵비권의 벽을 뛰어넘을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장씨 등이 압수물 소유나 일심회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공동 변호인단이 장씨의 심문 과정 등에 참여하면서 수사 과정을 문제 삼고 있으며 기소 시점까지 남은 20일간 압수물 분석을 모두 끝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수사 결과를 점치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특히 검찰 수사가 ‘입’보다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 기소 내용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결국은 ‘공판중심주의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통해 각종 의혹의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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