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변호인 자술서 `자충수’될까

‘일심회’ 사건을 맡은 김모 변호사가 법원에 제출한 자술서에 이 단체 총책으로 지목된 장민호(44.미국명 마이클 장)씨가 각계 인사를 포섭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표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장씨가 작성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소위 ‘대북 보고서’에 본인의 이름이 여러 번 거론됐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장씨는 물론 다른 4명의 피의자 접견까지 제한되자 23일 이를 철회해 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준항고장에 첨부한 진술서를 통해 “장씨가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받던 5~6일째 즈음이던가, 장씨의 압수된 컴퓨터에서 나왔다는 파일(문서)의 내용 중에 본인의 이름이 포섭대상자 중 1명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을 당시 접견했던 변호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 후 장씨에게 본인이나 여러 변호인이 확인한 바로는, `단지 대상자로서 계획에 불과했고, 그나마 검토 결과 포섭에 부적절 하다고 판단돼 포기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본인이 알고, 본인이 연루됐다는 것의 전부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장씨가 변호사 등 각계 인사를 ‘포섭 대상자’로 선정해 실제 포섭을 계획했음을 변호인들에게 자인했다는 사실이 법원에 공식적으로 낸 진술서를 통해 공개된 셈이다.

공안당국은 장씨 등이 대북 보고 문건 작성, 일심회 구성, 북한 공작원 접촉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지만 이 진술서를 통해 김 변호사가 실제로 문건에 거론됐고, 그 문건을 장씨가 스스로 작성했다는 점을 유추해 인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법정에 증거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변호사는 진술서에서 “이 사건에 관해 본인은 절대 무관하다. 나의 이름이 소위 대북보고문서라는 것에 누구에 의해 어떤 경위로 기재되어 있게 되었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검찰의 ‘혐의’나 ‘우려’는 터무니 없는 억측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12월 8일께 장씨 등의 기소 여부를 정해 일괄적으로 기소하면서 문제의 진술서를 첨부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김 변호사의 준항고 행위가 본인의 결백을 입증하는 절차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건 의뢰인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종의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 주변의 시각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