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이적단체ㆍ국가기밀’ 대부분 무죄

`일심회’ 사건 관련자 5명이 이적단체에 가입해 국가기밀 문건을 북한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에서 중요 혐의에 대해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아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예상된다.

법원은 16일 `일심회’를 이적성이 있는 단체로 규정하면서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가 요구하는 `단체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무죄’로 판단했다.

국가기밀에 대해서도 검찰이 장민호 씨 등 관련자 5명이 북한에 넘겨준 문건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인정해 `간첩단’은 결국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일심회 `간첩단’ 규정에 쐐기 = 검찰은 기소 당시 `일심회’ 조직을 소위 `단선연계 복선포치’ 형태라고 하는 조직으로 규정지었다.

상급조직원과 하급조직원은 일대 일로만 접촉하고 상급조직원은 하급조직원을 여러 명 복수로 두되, 하급 조직원 상호간에는 서로 알 수 없도록 차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조직이라는 것.

검찰은 여기에 장민호씨와 손정목 이정훈, 이진강씨가 2002년 1월 일심회를 구성했고, 최기영씨는 2005년 2월 가입했다는 정황도 내놓았다.

그러나 법원이 검찰이 기소한 이러한 조직에 대해 `단체성’을 부인했다.

법원은 1995년 7월의 대법원 판례를 들어 국가보안법상의 `단체’를 2인 이상의 특정 다수인 사이에 단체의 내부질서를 유지하고, 그 단체를 주도하기 위해 일정한 위계 및 분담 등의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한정했다.

이를 근거로 `일심회’가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가 요구하는 `단체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가보안법에서 말하는 이적단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최초 구성원이 4인에 불과하고 조직 결성식도 없이 개별적으로 활동했으며 자체 강령이나 규율 등이 없었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장민호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서로 같은 조직 구성원인지도 모르고 `일심회’라는 조직의 명칭을 몰랐던 점 등도 이적단체로 해석하는 데 장애가 됐다.

법원은 그러면서도 `일심회’ 조직의 `이적성’은 인정했다.

장마이클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일종의 사회적 결합체로 존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적어도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한 점이 보인다는 게 법원의 시각이었다.

결국 법원은 `일심회’의 `이적성’을 인정하면서도 국가보안법에서 요구하는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판단해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모 언론과 회견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규정했던 `간첩단’의 실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국가기밀의 범위 `엄격’ = 법원은 국가기밀의 범위에 대해 `비공지성’과 `실질적 위험성’을 들어 엄격히 했다.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물건 또는 지식에 속하지 아니한 것’이어야 하며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가치를 갖춘 것’을 국가기밀로 규정한 1997년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이 두 가지 요건을 엄격히 하면서 누구든지 원하면 자격이나 신분의 제한 없이 용이한 접근이 가능한 정보는 국가기밀로 판단하지 않았으며 정보의 내용이나 그 정보가 국가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 정보의 중요성 내지 유용성의 정도를 고려해 신중하고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를 토대로 민주노동당 문건 중 홈페이지나 언론을 통해서 얻을 수 없는 문건을 국가기밀로 판단한 반면, 그렇지 않은 문건은 국가기밀로 보지 않았다.

장민호씨가 다른 피고인들에게서 전달받은 문건 중 2002년 1월 민주노동당 당원 현황 및 민주노동당 당면과제 및 재창당 사업계획을 비롯해 `최고위원 선거 이후 중앙당 동향’ 등은 국가기밀로 분류했다.

또 2005년 11월 수집된 `민노당 비대위 1차 회의록’과 `민노당 최고위원 선거동향’, `북한핵실험 등 현 정세 대응방안’ 등도 국가기밀 범주에 포함됐다.

이에 반해 `민노당발전방향 임시 당대회 전술’과 `전농정치협상과 관련한 대응방향’이 담긴 파일, 장민호씨가 북한에 넘긴 `사업보고’ 형태의 일부 문건은 개인적 의견을 적었다는 이유로 국가기밀에서 빠졌다.

민노당 제17대 총선 평가와 2003년 평가(안) 등도 국가기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게 판단 이유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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