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사득(一擧四得) 위기고조?…NO! 北전략 한계봉착

최근 들어 북한당국의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세가 도를 넘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민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당국은 미국의 행정부가 교체되거나 중간선거가 있을 때마다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해왔는데, 그 일환으로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카드와 북핵 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왔다.

이는 미국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기건 민주당이 이기건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과시하여 향후 전개될 북미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최근의 한반도 위기고조 전략도 오바마 행정부와의 북미 직접대화를 이끌어 내고 유리한 입장을 견지하고자 하는 대미 협상전략의 일환이다.

북한당국의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위기고조 전략은 일거사득(一擧四得)을 노린 카드로, 이 카드는 미 행정부가 바뀌거나 중간선거가 있을 때마다 줄곧 동원되었다.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으로 대변되는 김대중, 노무현행정부 때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되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같은 민족임을 강조하면서 함께 잘 살자는 취지의 언술(言術) 체계를 통해 막대한 경제지원을 확보해왔으면서도 실제로는 남한을 북미 직접대화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취급하지 않아 왔다. 남한 정부는 이를 잘 알면서도 북한이 언젠가는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에서 조용히 기다려온 게 사실이었다.

최근 북한당국의 군사적 위협고조 발언은 북한의 속성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노림수와 여지를 살펴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4가지 노림수

북한이 노리는 첫 번째 시도는 남한 내에서 친북세력의 외연을 확대하고 공고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던져졌다.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 한나라당을 위시한 보수세력에 대해 친미사대주의 반민족 세력, 반평화세력, 호전세력으로 규정하고 불구대천의 원수로 간주했다. 반면 그 반대쪽인 친북세력에 대해서는 미국을 침략세력으로 강조하면서 외세배격 반미자주화, 우리민족 중심주의, 평화애국세력으로 칭하고, 그들만이 진정한 대화의 상대라고 추켜세우면서 남한사회에서 친북세력의 확대를 꾀하며 남남갈등을 심화시켜 남한사회를 분열, 파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대남전략의 핵심으로, 남한국민들을 친북세력과 반북세력으로 나누어 한 쪽은 대화와 교류 협력을 통해 북한의 가치를 이식시켜 해방의 전위대로 키우고, 다른 한 쪽은 고립 말살의 대상으로 그들이 제거되어야 남조선 해방이 가능하다고 보아왔다.

두 번째 의도는 북의 군사적 위협의 원인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포기 또는 좌절시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시도는 그 속내가 이미 드러나 있다. 따라서 남한사회에서 여론이 올바르게 형성돼 있으면 북한이 어떤 소리를 하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남한 내에서 지난 10년 동안 북한을 활용해 자신의 세력을 불려온 정당, 정치사회단체, 좌파적 시각의 북한 관련 연구소, 친북언론들이 과잉 성장해 있는 가운데 이들이 북한당국의 이러한 의도에 편승해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의도는 남한 내에서 경제문제 등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이명박 정부를 공격해서 조기에 낙마케 하여, 남한사회를 극도로 분열시키고자 하는 대남 심리전 차원의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시도는 최근 들어 북한의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북한의 엘리트층이 탈출을 감행하고 많은 주민들이 탈출을 생각하는 가운데 각종 부패가 만연하면서 북한체제가 급속히 이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강력한 내부 단속 차원의 목적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최고위급 간부로 임명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들도 그들의 자제나 조카, 가족 중에 탈북자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하물며 일반 주민들의 태도는 말할 필요조차 없는 지경에 있다.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북한사회의 결속력을 이루어 보고자 하는 북한당국의 고민이 반영된 카드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목적은 북한의 대미전략의 핵심인 “미제 축출 남조선 해방”과 연계되어 있다.

북한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나 중간선거 때마다 유리한 국면의 정당을 간접 지원하는 모양새를 갖추어줌으로써 향후 그 정당이 집권할 경우 북미 직접대화에서 북한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왔다. 북한당국은 자기들이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들을 따돌리고 있다는 불만감을 드러내면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위기고조 수단으로 동원된 것이 최근의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 위협과 북핵 카드다. 이 시도는 한반도에서 분쟁을 유발시킴으로써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당국은 한반도가 아직도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미국에 부각시키고자 애써 왔고, 미국의 세계전략인 비핵화 의지를 시험하는 방법을 수단으로 삼아 왔다. 북한은 미국이 없는 남한은 군사적 수단이나 대남 심리전을 통해 언제라도 북한식 해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아왔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정전조약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었다.

북한의 의도는 지금 한반도는 정전상태로 불완전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으며 언제든지 분쟁지역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치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그 주장의 이면에는 ‘미군철수’라는 목적이 내재되어 있다.

왜냐하면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근거가 바로 불안정한 평화인 ‘정전'(停戰)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전상태에 기반을 두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서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전협정이 평화조약으로 대체되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동맹이 무력화될 수 있는 근거가 발생하게 된다. 논리적으로 볼 때 분쟁지역화 되었던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평화조약의 당사자인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의 적을 상정해서 체결된 한미동맹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는 바로 주한미군의 법적 주둔근거의 상실을 의미한다. 미국이 먼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북한의 주장 역시 미군철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미국은 북미수교의 전단계인 관계정상화까지만 허용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미국의 의도를 아는 북한이 관계정상화만으로 만족하겠는가.

북한의 대남 무력시위의 한계

북한당국은 이상과 같은 일거사득을 염두에 두고 최근 대남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시위를 보는 남한내 시각이나 미국의 태도, 북한주민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한마디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마치 화투게임인 고스톱에서 ‘일타사피’를 노리고 때렸는데, 결국 피만 버린 것과 같은 결과가 되고 말 것이라는 뜻이다. 왜 그런가를 살펴보자.

북한이 노린 첫 번째 시도는 남한 내의 친북좌파를 보다 결집, 강화하고 보수진영을 더 고립, 압살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북한에 대해 형제처럼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했던 그 기간에도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접하게 된 선량한 남한 국민들이 북한정권의 국제마피아적 속성에 실망하게 되었고 남한당국의 진심을 왜곡하고 얕잡아본 북한의 처사에 크게 분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국민들이 북한을 이슈로 장사해온 정당, 정치사회단체, 친북성향의 연구소 등 ‘북한 장사꾼’들의 사기적 속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각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당국은 첫 번째 패 하나는 그냥 버리게 되었다.

북한이 노린 두 번째 시도는 북한 군사적 위협의 원인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있는 것처럼 본질을 호도함으로써 정부를 고립시키고자 했는데, 이 노림수 역시 정반대로 가고 있다.

개인간 거래에도 격이 있고 품위가 있기 마련인데 국가간 거래에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이라는 국가는 남한을 현금지급기처럼 생각하고 언제든지 카드만 넣으면 현금이 나올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런 관계는 공식거래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런 거래가 성사된다면 협박에 굴복한 것이거나 상대에게 큰 약점을 잡힌 경우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최근의 대남 무력시위가 남한보다는 미국정부와의 협상전략 차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역대 두 정권과 달리 북한당국의 홍보자 역할을 거부하고 있다.

대다수의 남한 국민들은 북한의 도발책동을 우려하면서도 북이 결코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경제력과 북한 전체 예산의 몇 배를 투입해 첨단무기로 무장한 국방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전쟁억지 능력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있다. 남한내 친북세력이 들고 일어나 이명박 정부가 위기에 처하기는커녕 친북세력의 고립과 위축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노림수 역시 잘못 던진 패가 되고 말았다.

세 번째로 북한 내부결속을 다지고 주민총화를 이루자는 목적의 북한 내부지향적 시도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새터민이나 탈북자들의 북한내 경력분포를 보면 많이 배운 엘리트층의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북한사회 상층부에서도 북한체제의 미래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좌절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연초나 적당한 시기에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면 주민들이 결속력을 보이고 총화를 이루어 왔던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주민들이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고 한다. 장사를 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당국의 지시가 성가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보이는 곳에서는 장군님께 충성을 맹세하지만 뒤에서는 각자 제 잇속 챙기기에 급급해 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른바 ‘장군님의 군대’인 군에서도 “군단장은 군데군데 뜯어먹고 사단장은 사정없이 뜯어먹고, 연대장은 연달아 뜯어먹고, 대대장은 대대적으로 뜯어먹고, 중대장은 중간중간 뜯어먹고, 소대장은 소문없이 뜯어 먹는다”는 말이 돌겠는가, 세 번째 노림수 역시 무참히 실패한 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

네 번째 노림수는 북미대화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고 남한을 따돌리기 위한 카드였는데, 이 또한 여의치 못하다.

북한은 클린턴 대통령 시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임의 탈퇴하면서 영변 핵시설을 전면 가동함으로써 미국과의 사이에서 제네바 핵합의를 이끌어 내고 엄청난 경제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북한 스스로 제네바 합의를 깨트렸고, 금창리라는 곳에 가짜 핵시설을 설치해놓고 남한과 국제사회 친북 인사들에게 홍보하게 해서 미국을 속이면서 수억 달러를 갈취했다.

그러나 미국은 ‘행동 대 행동’, 단계적 실천에 따른 단계적 지원(Step By Step)으로 협상방식을 바꿨으며 현재 6자회담에서도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원하는 협상방식이 이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거짓행동에 너무 많이 속아서 이제 북한정권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을 향한 시위용 카드도 역시 버린 패가 되고 말았다.

북한 당국은 이제 사고를 전환해야 할 때가 되었다. 앞으로는 지구상 그 어떤 나라도 북한의 위협이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북한을 적대국가로 삼아 북한을 침공한다거나 북한체제를 약화시키려는 의지를 가진 국가 또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당국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범세계적 가치인 핵확산금지를 받아들이면서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나서서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하고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는 북한판 마셜플랜을 만들어내 북한이 지금보다 잘 사는 나라가 되도록 지원할 것이고, 남한이 그 적극 홍보자 역할을 자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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