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기념관 방문 UN참전용사들 `감개무량’

반세기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UN의 젊은 용사들이 백발의 모습으로 다시 한국땅을 찾았다.

전쟁 당시 군복에 소총을 들고 혈혈단신 찾은 한국이었지만 60여 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이들은 손에 소총 대신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미국, 태국, 그리스, 콜롬비아 등 4개국의 참전용사와 가족 등 100여 명이 24일 인천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찾았다.

이들은 기념관 외부에 전시된 장갑차와 미사일 등을 둘러본 뒤 영상실에서 한국전쟁 관련 영상을 20여 분간 시청했다.

참전용사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시하며 한국전쟁 당시 자료화면이 나올 때면 당시 상황을 설명하려는 듯 옆의 가족에게 귓속말로 속삭이기도 했다.

1951년 10월 21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케네스 브로셔스(79.미국) 씨는 “영상을 보니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정말 끔찍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이 `전쟁 영웅’이라고 치켜세운 리셸(78.미국) 씨는 “전쟁 당시 부산.마산에 있었는데 전투 도중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며 나무 지팡이로 불편한 다리를 가리켰다.

참전용사들은 영상을 본 뒤 전시실로 옮겨 전시된 소총과 철모, 군화 등을 찬찬히 보며 더러는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전쟁 58주년을 하루 앞두고 기념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사진도 함께찍었다.

브로셔스 씨는 갑자기 전시관으로 몰려든 아이들을 보며 “전쟁 당시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했다”면서 “6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오늘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니 감동적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방한한 참전용사들은 인천에서 점심을 먹은 뒤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했으며 오는 27일까지 한국전쟁 기념식 참석, 판문점 방문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