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北 인권개선 방안 본격 모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가면서 새 정부의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인수위는 지난 24일 박진 외교통일안보 분과 간사와 현인택 인수위원, 북한문제에 정통한 자문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회의를 갖고 북한 인권 개선 방안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제정, 북한 인권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 필요성 등 다양한 구상들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 마련에 착수한 시기는 통일부의 업무보고가 있은 지난 7일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업무보고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북한 인권문제를 공식 제기하는 방안과 국제기구 등에서의 적극적인 대처 등을 검토 가능한 방안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부 내 북한 인권 전담기구 설치 ▲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강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및 전시관 건립 방안 등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권 문제는 지난 3년간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에서 기권→찬성→기권을 오간데서 드러나듯 포용 및 화해협력 기조를 견지해온 우리 정부 대북정책의 최대 딜레마로 평가됐다.

이는 인권이 보편적 가치이긴 하지만 북한사회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적극 동참하기 보다는 탈북자 수용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나서는 것이 실질적 인권 개선이라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이 대북 실용주의와 상호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북 인권정책 역시 김대중.노무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다수의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남북관계의 특수성 보다는 보편적 가치 쪽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다만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북측에 의해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여지고 남북관계의 판을 흔들 수 있는 민감한 소재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구체적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이 당선인도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선거 다음날인 지난 달 20일 “필요한 지적은 할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 17일 외신 기자회견에서는 “솔직한 대화를 하겠다는 의미”라며 한층 조심스러운 어휘를 사용한 바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 문제의 경우 새 정부가 단순한 문제제기에 만족해서는 안되며 실질적 인권 개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서방의 인권문제 제기가 당사국에게는 체제 변화 수단으로 여겨져 왔기에 북한은 인권 문제 제기에 강하게 반발해온 것”이라며 “말과 행동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북한 인권 신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지원과 민간 차원의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수위 자문위원인 서재진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은 “새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 등에는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남북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급진적인 정책은 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북한 인권 개선 방안과 함께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는 방향으로 통일 교육을 실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 대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