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열린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후 인민무력상 자리에서 물러난 노광철이 1군단장에 임명된 것으로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파악됐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노광철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 하에서 군기확립 및 전군단적 사업요해(이해)라는 내적인 임무를 안고 올해 초 1군단장에 부임했다.
1군단은 휴전선 동쪽 강원도 일대를 담당하는 동부전선 최전방 부대로 북한의 ‘전연군단’(전방군단)들 중 가장 기동성이 뛰어난 최정예 군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이뤄진 원산 부근까지 직할 부대를 두고 있으며, 군단지휘부(사령부)는 회양에 위치해있다.
1군단은 인민군 동기훈련이 개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도 군 정치·행정·보위·검찰·재판·후방 등 전 부문에 걸쳐 다양한 비리 사건들이 드러났고, 직권남용에 의한 군수물자 빼돌림 현상도 지속되는 등 여러 문제들이 누적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군단 내부의 부정부패 행위들을 바로잡는 것과 더불어 전시물자 부족 현상과 군인들의 영양실조 실태 및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라는 임무를 띠고 1군단장 직에 앉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노광철의 1군단장 발령과 관련, 6일 데일리NK에 “최전연 군단을 건전하고 강철 같은 대오로 만들기 위한 무력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의 높은 신임에 의한 간부사업(인사)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그가 여전히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북한군 서열 3위인 인민무력상이 김정관으로 교체되면서 노광철의 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소식통은 “인민무력상이나 군단장은 거의 반등급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간부사업에서 강등된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 북한 내 군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번 노광철의 1군단장 임명을 두고 ‘오히려 전연군단에 심각성이 걸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사람을 보낸 것으로, 이번 간부사업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지난 1월 노광철의 해임설, 교체설이 불거질 당시 “내부에서는 특별한 과오도 없고, 충성심도 투철하고, 아직 젊다고 보고 있다”는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해임설’ ‘교체설’ 나도는 노광철, 여전히 인민무력상?)
1958년생으로 알려진 노광철은 야전군 출신으로 김정은 집권 첫해인 지난 2012년 12월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에, 2015년 7월에는 우리의 국방부 차관격인 인민무력부(현 인민무력성) 제1부부장에 임명된 것이 북한매체 보도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후 2016년 5월 열린 7차 당 대회에서 노광철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으며, 군수경제를 담당하는 노동당 제2경제위원장을 맡다가 지난 2018년 박영식의 뒤를 이어 우리의 국방부 장관격인 인민무력상에 올랐다.
그는 2018년 6·12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그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직접 서명하는 등 김정은 시대 핵심 군부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한편, 북한에는 ‘최전방 군단장은 3년 이상 두지 않는다’는 군 간부사업의 기본 원칙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광철의 1군단장 재임 기간도 3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