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인민군 창건 75주년(4.25) 기념 행사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인민군 공훈국가합창단의 경축공연을 관람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으며 고위 간부들도 대부분 수행했다.
지난 2005년 당창건 60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1년 반 만에 진행된 이날 열병식 ‘주석단'(귀빈석)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군부 2인자인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이 양 옆으로 서고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 회의에서 새로 임명된 김영일 내각 총리와 신임 김격식 군총참모장, 김영춘.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이 자리를 잡았다.
또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서기장, 전병호.최태복.김국태.김중린.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곽범기.로두철 내각 부총리,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이 참석했다.
주석단 서열이 반드시 권력서열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비중있는 인물부터 순차적으로 소개되는 만큼 변화를 읽는 데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번 주석단 서열에서도 조 군총정치국장(차수), 새로 군총참모장에 오른 김격식(대장),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 회의에서 연형묵(2005.10 사망)의 뒤를 이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전임 군총참모장인 김영춘(차수), 김 인민무력부장(차수) 등이 앞자리를 차지한 것은 군부 인물들이 핵심권력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97년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는 김일성 주석 사후 김정일 위원장이 안팎의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선군정치’를 정치방식으로 내건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내각 총리와 군총참모장 등 새로 임명된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당창건 60주년 열병식 참석자와 비슷해 북한 권력층에 큰 변화가 없음을 보여줬다.
주석단 서열은 통상 노동당의 서열에 맞춰 발표돼 왔다. 즉 김정일 위원장 다음으로 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이 소개되고 당 중앙위 비서, 내각 부총리 등의 순서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당 정치국 위원은 김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와 박성철 등 2명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 부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전병호.한성룡 당 비서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불참자인 김영주(87)와 박성철(94)은 고령과 와병으로 활동이 전혀 없는 실정이며 한성룡(84)도 2004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 정치국 후보위원은 김철만, 양형섭, 최영림, 최태복, 홍성남, 홍석형 등이다.
이 가운데 김철만(89)은 당창건 60주년 행사 참석 이후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함경남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인 홍성남과 함경북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인 홍석형은 지방에 머무는 관계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 중앙위 비서 가운데는 한성룡을 제외하고 지난 2005년 업무상 과오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정하철(74) 선전담당 비서가 불참했다.
정 비서는 당창건 6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 후 활동이 없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