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군량미 확보 경쟁…무장군인 배치”

수확한 벼와 옥수수를 탈곡하는 작업이 한창인 북한 협동농장에 인민군 부대들이 들어가 경쟁적으로 군량미를 인수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알려왔다. 인민군 부대들이 군량미 확보 경쟁을 벌이자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농사도 인민군대가 지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장 옥수수 탈곡을 마감하고 벼 탈곡을 시작하는 때에 맞춰 군량미 인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군관(장교)들이 총을 멘 10여명의 호송병을 달고 농장마을에 투숙하면서 지정된 배분량을 받아가기 위해 군대 간에 기싸움까지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인민군대의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부대가 주둔한 지역의 인근 농장을 지정해 군량미를 보장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문제는 한 농장에 여러 인민군 부대가 지정되기 때문에 이들 간에 서로 경쟁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도별로 조직된 후방총국 산하 5.14상무가 개입해 부대별 할당량을 지정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기류에 변화가 엿보인다. 소식통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인민군대가 농장에 진입해 알곡을 인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무장 군인들이 노기(怒氣)를 풍기는 것을 보면 계획량 인수에 한 톨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제한된 수량을 놓고 인수자들 간에 기 싸움이 벌어지고 현지 5.14 상무일꾼들에 대한 반발도 심해 탈곡하는 족족 낟알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량미는 탈곡 후 정미 과정을 거친 후에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군부대가 소위 ‘뱅뱅이’로 부르는 정미기계까지 갖추고 알곡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농장원들은 “자기들끼리 싸우는 걸(먼저 많은 량을 받겠다고) 보면 차라리 가을 농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면서 “이럴 바에는 밭을 그대로 나눠줘 인민군대가 직접 농사를 짓게 하는 편이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