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공채 헌납하면 입당 특혜 받는다”

▲ 북한이 발행한 인민생활공채

최근 북한 내에서 인민생활공채(이하 공채)를 헌납하고 노동당에 입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중국 친척 방문을 나온 북한 주민이 밝혔다.

10일 옌지에서 만난 최준혁(가명·43) 씨는 “2003년 당시 공채를 많이 구입했던 돈 있는 사람들이 국가에 이를 다시 바치는 공채 헌납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이지고 있다”며 “발행된 공채의 50% 이상이 다시 국가에 헌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공채를 국가에 헌납한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애국자라는 칭호와 함께 증서 그리고 훈장을 수여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그동안 입당하지 못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입당하는 혜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요즘에 당원이라고 해서 나라에서 혜택 받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자식들 출세를 위해서도 당원증은 하나 있어야 한다. 돈 있는 사람들이 당원돼서 해될 것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당원이 되는 것도 옛날에나 힘들었지 요즘은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3년 3월 26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6차 회의에서 ‘인민생활공채’ 발행을 결정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2003년 5월 1일부터 2013년 4월 30일까지 10년을 만기로 500원, 1000원, 5000원 등 세 종류의 공채를 발행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장롱 속 돈까지 끌어 모아야 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평가했었다. 또한 ‘7.1 경제개선조치’ 이후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팽창한 통화를 조절할 필요성 때문에 공채를 발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공채를 발행하며 주민들의 공채 구매를 정책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다각적인 판매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탈북자 안영준(31세. 2005년 입국) 씨는 “당시 기업소 또는 농장 단위별로 미성년자를 제외한 모든 인민이 공채를 구입하게 됐었다”며 “개인당 무조건 5,000원씩 사들이라고 해서 나와 아버지도 공채를 샀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에도 공채를 국가에 헌납하고 당원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그러나 “당원이 되는 사람들이 너무 늘어나니까 국가에서도 나중에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채 헌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북한 당국이 재원의 부족으로 당첨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되자 입당을 미끼로 공채를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발행한 공채는 추첨제 상환 방식을 채택해 1등 당첨 시 액면가의 50배를 받게 되는 ‘복권형 채권’ 형식을 띄고 있다. 이자가 없이 복권식으로 추첨을 해 당첨된 공채에 대해서는 당첨 상환금(당첨금과 원금)을 일시에 되돌려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당첨 상환금은 7등급으로 나뉘는데 1천원권을 구매하면 1등은 5만원, 2등은 2만 5천원, 3등은 1만원, 4등은 5천원, 5등은 4천원, 6등은 3천원, 7등은 2천원이다. 500원권의 경우는 1천원권의 반액, 5천원권은 1천원권의 5배로 계산한다.

당첨되지 않은 공채에 대해서는 2008년 12월 1일부터 매년 일정한 금액씩 국가예산에서 상환금을 지출, 공채 유호기간인 2013년 4월말까지 원금을 모두 되돌려 준다.

북한 당국은 당시 추첨은 공개성, 객관성의 원칙에 따라 2003년부터 2004년까지는 6개월에 1회,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해마다 한 차례씩 추첨을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 씨는 복권 당첨금을 받은 사례에 대해 “아직까지 공채를 추점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면서 “추첨을 하고 나서 당첨자에게 돈을 지급한다는 게 북한 현실에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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