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 이광규 “우린 모두 혼혈인, 凡인류주의로 가야”

▲’재외동포재단’ 이광규 이사장 ⓒ동아일보

“한국 사람이 사실 100% 순수한 민족은 아닙니다.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여러 민족과 혼혈되어 있습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출신의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인즈 워드가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에서 MVP를 수상한 후 국내 혼혈인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의 이광규(서울대 명예교수) 이사장은 5일 오전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민족에게 외부의 피가 얼마나 섞여 있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제가 볼 때 다른 민족의 피가 40% 정도는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는 원나라 때 몽고 침략을 받았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다”며 “우리 족보를 보게 되면 우리 성씨의 약 7분의 1가량은 중국으로부터 귀화한 사람들의 성씨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순혈주의와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이 세계화 시대의 다인종 문화를 끌어들이는 데 있어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는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동의를 표하면서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단일민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 의식이)산업화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가 ‘열린 민족주의’로 나가야 하고 ‘범 인류주의’로 나가야 하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한강의 기적을 통해 고도성장, 압축성장을 이룩했듯 의식의 변화도 빨리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혈인의 군 복무도 찬성한다”며 “그들도 우리와 똑 같은 사람들이고 단지 우리와 색만 다를 뿐인데 그 색다르다는 것도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광규 이사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민족학을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 사회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의 인문학 영역에서 ‘문화인류학’이란 영토를 넓힌 주인공이다.

20년간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민족과 그 삶의 궤적’을 연구해온 그는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와 재외동포를 관장하는 외교통산부 산하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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