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한機 영공통과 승인취소 왜?

인도 정부가 7일 이란으로 갈 예정이던 북한 국적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했다가 급박하게 취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 일간 인디언 익스프레스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민간항공총국(DGCA)은 지난 4일 북한을 출발해 미얀마를 거쳐 이란의 수도 테헤란으로 가려던 북한 민간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승인했다가 7일 총리실(PMO) 관계자의 통보를 받고 승인을 돌연 취소했다.

민간항공당국이 규정과 관례에 따라 승인한 사안을 인도 총리실이 급박하게 제지하고 나선 것이어서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고려항공 소속으로 알려진 이 민항기가 여객기인지 전세기인지, 최종 목적지가 이란인지 아니면 테헤란을 경유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인지도 밝히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신문은 총리실이 어떤 이유로 이런 급박한 조치를 취했는지 분명치 않지만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북한과 이란의 민감한 정치적 현실과 관련된 고급 정보가 인도 당국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통의 말도 전했다.

이와 관련, 인도 총리실이 직접 나서서 그것도 아주 급박하게 민항기의 영공 통과를 제지한 데는 민감하면서도 아주 명백한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국이 인도 보안당국에 관련 정보를 주고 이에 인도정부가 급박하게 움직였을 수 있다”며 “그러나 총리실이 이렇게 급박하게 움직인 것은 단순한 정보 차원 이상의 무엇인가를 포착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인도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가 단순히 미국이 제공한 정보만으로 이처럼 급박한 상황을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최근 집권연정 내 좌파 정당들과 결별하면서까지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을 진전시키는 등 미국과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인도가 북한과 이란 등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는다는 목적의 확산방지구상(PSI)에 호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통상 중국 영공을 통과해 중동이나 유럽지역으로 향하던 북한 항공기가 인도 통과 노선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북한 국적기는 중국 영공을 이용해왔는데 이번만큼은 예외였다”며 “중국 국적기가 갑작스레 항로를 변경한 것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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