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 테러 101명 사망…한국인 전원 탈출

인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뭄바이의 번화가에서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총기류와 수류탄 등을 동원한 동시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6명을 포함해 최소한 101명이 숨졌다.

이날 일본인 1명을 포함해 외국인 6명이 숨졌으며, 현재도 여러 명이 호텔 두 곳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테러범들은 호텔 등 3곳에서 인질을 억류한 채 완전 포위된 상태에서 대치중이어서 피해자 추가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인도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30분께 뭄바이 남부에 위치한 차하트라파티 시바지 철도역 대합실에 여러 명의 괴한이 난입해 AK-47 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했다.

동시에 뭄바이 최대 번화가인 콜라바-나리만 포인트 지구의 고급 호텔들인 타지마할과 오베로이 트라이던트(이하 오베로이 호텔)에서도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 또 마즈가온 지하철 역사, 크로퍼드 시장, 카마 병원, 외국인 관광객의 명소인 ‘카페 레오폴드’ 등에서도 동시다발의 테러가 이어졌다.

테러범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주요 호텔과 철도역, 병원, 레스토랑 등 인파가 많이 몰리는 10곳을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곧바로 뭄바이 시내 전역에 비상 경계령을 발령하고 테러범 진압에 나섰으며 군 병력도 투입됐다.

이번 테러로 지금까지 최소 101명이 숨지고 287명이 부상했다고 마하라시트라 주(州) 내무부 고위관리가 밝혔다. 그러나 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 인터넷판은 앞서 부상자가 9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현재 중상자가 많고 인질극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대치 과정에 뭄바이 대테러부대 책임자를 비롯해 경찰 11명이 숨졌으며, 군과 경찰은 4명의 테러범을 사살하고 9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뭄바이 한국총영사관의 김동연 총영사를 비롯한 한국인 26명은 테러범들의 목표 중 하나였던 타지마할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갇혔으나 테러 발생 4시간30분만에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

현지 한국 총영사관 직원들과 한국 기업 주재원들인 한국인들은 이날 호텔에서 개최된 한국-인도 경제인 모임인 ‘한-인도 실업가 대회’ 창립대회를 마쳤으나 미처 호텔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27일 새벽 3시부터 총성과 폭발음이 멈춘 틈을 타 탈출을 시작, 4시20분께 전원 이 호텔을 안전하게 빠져나왔다.

그동안 단 한번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거나 용의선상에 오른 적이 없는 신흥 이슬람 무장단체인 ‘데칸 무자헤딘(Deccan Mujahideen)’은 테러 직후 주요 언론사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오베로이 호텔 안에 있는 테러범 중 한 명은 인도 TV 방송과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데칸 무자헤딘 소속이라며 인도 무슬림들의 박해를 중단하고 동료 조직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사업차 타지마할 호텔에 머물고 있다가 겨우 피신한 영국인 레크시 파텔은 “테러범들은 영국이나 미국 여권 소지자들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목표로 하는 듯하다”고 증언했다.

자국민이 테러 대상으로 꼽힌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주요국들, 그리고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안보관련 대변인이 내놓은 성명을 통해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전 계획된 이번 공격은 중대하고도 긴박한 테러리즘의 위협을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은 테러망을 뿌리 뽑기 위해 인도 및 전 세계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성명을 통해 “이번 연쇄 테러 사건은 강력한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영국은 인도 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하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의사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28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뭄바이에서 무장괴한에 의하여 자행된 동시다발 테러행위를 규탄한다”며 “우리 정부는 테러행위를 반문명적․반인류적 범죄로 규탄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인도 뭄바이 지역의 여행경보를 ‘여행유의’에서 ‘여행제한’으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 정부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인도대사관과 뭄바이 총영사관에 현지 대책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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