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공세에 南北 ‘대결→대화’ 전환?

천안함 사건 이후 최악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 등으로 해빙무드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결국면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7일 대승호 선원을 송환한데 이어 10일 대한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을 갖자고 제의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호응, 13일 북한에 쌀 5천t을 포함한 수해 구호물자 지원을 발표한데 이어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제의키로 했다.


북측이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받아들이게 되면, 천안함 이후 남북 대결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 및 적절한 조치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당장 남북간 대화재개는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성되는 ‘해빙무드’에 따라 ‘선(先)천안함’ 기조에도 일정정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물론 정부는 여전히 천안함 사건과 인도적 지원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대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천안함 제재국면을 계속해서 고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정부가 적십자사를 통해 대북 지원을 하려고 하고, 지원 규모도 많지 않은 것은 천안함 문제를 고려한 처사하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남북대화 재개도 정부는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일정정도의 유감표명을 하는 등의 제스처로 ‘천안함 국면’을 일단락 시키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면전환을 위해 중국과 ‘6자회담 재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한·미의 대북 ‘원칙접근’에 가로 막히자 먼저 남북관계 개선 ‘제스처’를 통해 대화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12일 북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우리가 안 했지만 남한 정부가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해빙무드와 더불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맞물리면서 대화재개 모멘텀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대결국면에서 대화재개로 무게중심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미는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 없이는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과 별도로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투 트랙 접근’으로 입장을 선회해, 대화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3일 신각수 외교장관 직무대행과의 면담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있다”고 밝혀 대화재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어 “미국은 어려운 시기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의 진전을 위해 우리의 동맹 및 우방들과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북한의 평화공세는 천안함 국면을 넘기 위한 것으로 간접적으로 에둘러 남북관계 사안 등에 유감을 표시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천안함 관련한 원칙을 확실히 세우지 않으면, 북한의 물타기 시도에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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