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문제 많이 의논하고 오겠다”

“너무 많이들 오셔서 제가 겁이 납니다.”

금강산 남북 적십자회담에 참석할 남측 대표단의 출발을 앞둔 26일 오전 8시20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적였다. 2007년 11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열리는 남북 적십자회담이라는 점에서 취재진의 관심도 그만큼 컸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이 흐린 날씨지만 대표단의 표정은 밝았다.

이번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로, “겁이 난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많은 분들이 제일 고대하는 이산가족상봉을 의논하겠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의논할 수 있는 건 가능한 많이 의논하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에 나포된 연안호 문제를 언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측) 조문 특사단이 와서 여러 약속을 하고 신뢰를 보여줬기 때문에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사무총장을 포함한 대표단 3명과 통일부 직원들은 3층 사무실에서 5분간 기자들과 간단한 문답을 나누고 1층으로 내려와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한 뒤 8시30분께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했다.

이들은 오후 3시30분 금강산에 도착, 숙소이자 회담장인 금강산호텔에서 북측과 연락관 접촉을 통해 회담 일정을 집중 협의하고 오후 5시께 첫 전체회의를 열어 기조발언을 교환할 계획이다.

회담 이틀째인 27일에는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이견을 좁혀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10시 종결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나 북측과 협의 결과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이다.

한편 이날 남북회담본부에는 2007년 12월 개성에서 열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회의 이후 처음으로 프레스룸이 마련됐다.

하지만 자리에 마련된 전화가 ‘먹통’이라 기자들 사이에 “너무 오랜만에 큰 회담이 열려 준비가 덜 된 모양”이라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6,7월에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있어 활기가 돌기도 했지만 회담본부에 이렇게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몇년만에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