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발뺌하면서 사람이 먼저라니

지난 16일 대선후보 TV 3차 토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불법감금 사건’에 대하여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아마도 역사에 기록될 만한 발언을 했다.


문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이 민주통합당 당원들에 의해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박근혜 후보의 지적에 대하여 현재 ‘수사’ 중인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하였다. 지금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인권침해가 아니냐는 박 후보의 반론에 대하여 국정원 여직원을 ‘피의자’로 부르면서 민주당 당원의 인권침해 사실을 강력하게 부정하였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현재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을 수사하였으나 어떤 혐의점도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발표한 상태다, 당시에도 국정원 여직원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컴퓨터를 경찰에 넘겨 조사를 의뢰한 상태이다. 바꿔 말해 국정원 여직원은 피의자는 물론 용의자도 아니고, 지금 알려진 사실을 놓고 볼 때, 그녀가 실제로 범죄행위를 하였건 안 하였건 관계없이, 일단 피해자임이 분명하다.


경찰도 선관위 직원도 심지어 민주당 당원도 그녀의 오피스텔이 국정원의 사무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민주통합당은 수사기관이 아니므로 압수 수색 영장이 있건 없건 무관하게 국정원 여직원을 강제할 어떤 권리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린치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민주통합당의 이런 불법행위를 중단시키지 않았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그녀를 고발하였지만 범죄행위를 입증할 어떤 증거도 없어 경찰은 강제수사에 착수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증거가 없더라도 누구나 심증만으로도 혹은 그 출처가 불투명한 제보만으로도 다른 국민을 린치할 수 있고, 고발할 수 있으며, 피의자로 만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일어난 인권침해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였다. “네 죄는 네가 알렸다!”라는 변사또식 법의식을 21세기 대명천지(大明天地)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거침없이 드러낸 것이다.


무엇이 이 유명한 ‘인권변호사’의 인권 감수성을 사라지게 만들었을까? 일단 문재인 후보가 ‘국정원 여직원 불법감금 사건’에 대한 논쟁에 대비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즉흥적이지 않으며 오해의 소지도 없다. 또 법률가로서 문재인 후보가 자신이 밝힌 입장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점을 모를 리도 없다. 원인은 물론 대통령 자리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인권의 가치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의 지지자에게 이 명백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변명의 수단을 제공하거나 시청자를 호도하는 것이 인권침해에 대하여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런 행태는 보통 야심이 있는 정치인이나 가문을 이을 재벌의 자식들이 그들이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를 부정하기 위한 자기기만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억지는 ‘변명 정치’의 전형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같은 행태는 천안함 폭침과 같은 사건으로 인해 남쪽 햇볕주의자들의 순진한 행태가 비판받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천안함이 침몰되었다’라거나 ‘합리적 의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는 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


어쩌면 문재인 후보 주위의 보좌진들이 그의 진심과 양심에 반하여 이런 불행한 입장을 강권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나 문재인 후보는 이제 ‘사람이 먼저’라거나 ‘서민의 대통령’이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며칠 후의 그를 위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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