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사국 47개국 중 베네수엘라만 北COI 반대

11일 유엔인권이사회 본회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인권 분야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토론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시리아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2011년 8월 COI(Commission of Inquiry)가 결정된 시리아는 1년 6개월간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북한 COI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리아의 사례를 연구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곧이어 1시부터 북한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다. 우선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기조 발제가 있었다. 보고관인 마르주키 다루스만은 북한인권 침해 유형을 9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했다. 식량권 침해(Violation of the right to food), 고문과 비인간적 대우(Torture and inhuman treatment), 임의 구금(Arbitrary detention), 수용소(Prison camps), 차별(Discrimination), 표현의 자유 침해(Violations of freedom of expression), 생명권 침해(Violations of the right to life), 이동의 자유 침해(Violations of freedom of movement),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강제 실종(Enforced disapperances, including abduction of foreign nationals)이 그것이다. 이 9가지 분류는 지금까지 유엔에서 조사한 북한인권 침해 내용을 집대성한 것이다.









▲서세평 제네바 주재 북한대사(빨간색 원)가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를 듣고 있다. 그는 보고서에 언급된 인권침해는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인권 보호를 핑계로 국제적인 압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반발했다./하태경 의원 제공


이 9가지 인권 침해 유형 분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인권 침해들이 반인도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 책임자들(individual accountability)을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반인도범죄(crimes against humanity)란 이런 인권침해들이 국가에 의해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systematic and widespread) 일어날 때를 의미한다. 만약 이런 인권 침해들이 반인도범죄로 규정되어 그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그 다음 단계는 유엔안보리를 통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최고 수뇌부들이 포함된다. 마치 수단에서 전개된 반인도범죄의 핵심 책임자로서 현직 수단 대통령인 알 바시르가 포함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즉 북한 COI에서 반인도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을 하겠다는 것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들의 처벌 근거들을 조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루스만의 발표가 있은 뒤 곧이어 북한이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 대사인 서세평은 아주 격앙된 어조로 북한에는 인권 침해가 전혀 없으며 다루스만의 발표 내용은 모두 허위와 조작이라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반복했다.


곧이어 각 나라들의 입장 발표가 있었다. 총 29개 나라가 발표를 했다. 이중 북한과 가까운 중국, 이란, 쿠바, 미얀마, 짐바브웨, 벨라루스, 라오스, 시리아, 베네수엘라가 COI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유엔인권이사국 중 베네수엘라만 유일하게 COI 반대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 나라 중 현재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표결권이 있는 나라는 베네수엘라가 유일하다. 이사국은 총 47개국인데 이 47개국 중 명시적인 반대를 표명한 나라는 베네수엘라 딱 한 나라인 것이다.


북한 COI에 대한 최종 표결은 21일쯤 있다고 한다. 지금 관심은 베네수엘라가 이 문제에 대한 표결을 요청하느냐이다. 만약 베네수엘라가 표결을 요청하지 않으면 북한 COI는 표결 없이(Consensus) 통과된다. 설령 베네수엘라가 표결을 요청하더라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가 혼자서만 반대표를 던질지도 모른다.


북한의 김정은은 현재 핵문제로 유엔안보리의 제재에 직면해있다. 동시에 이곳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반인도범죄 문제로 자신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될 수도 있는 조사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김정은이 이런 이중 위기를 극복할지 관심거리이다.


북한인권특사인 로버트 킹이 말했듯이 김정은은 단 두 가지 선택 사항이 있을 뿐이다. 국제사회의 지지 하에 인권침해를 중단하든지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더욱더 고립되는 길을 가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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