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란 게 뭐냐” 개념조차 잘 모르는 北주민들

북한이 얼마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은 이렇게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시스템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인권상황을 맹비난하며 북한이야 말로 ‘세상에서 인권이 가장 존중되고 있는 복지사회’라 강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연 인권이 가장 존중되는 사회일까? 결론적으로 보면 북한은 김정은과 상위 1%의 측근들에 의해 주민인권이 가혹하게 유린당하는 사회다.

일단 인권이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북한 주민은 드물 것으로 평가된다. 김일성은 1948년 9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독재정권을 수립하면서 이를 ‘진정한 인민의 정부’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인권이란 개념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70여 년간 우상화 교육에만 치중해왔다.

또한 북한 당국은 공민(公民)이라면 누구나 다 선거권이 있다는 점을 강조, 선거에 빠짐없이 참가해 100% 찬성 투표하는 것이 인민 주권을 공고히 다지는 길이라고 선전해 왔다. 이처럼 선거 참여에 대한 자유를 무시하면서 불참시 ‘반동’으로 몰아갔고, 심할 경우 처형까지 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자기 선거구의 입후보자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선거당일 투표장에 나가 맹목적으로 찬성투표를 해야 한다. 모두 다 피선거권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 해당) 대의원 후보자를 중앙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이밖에 북한 당국은 누구나 배울 권리가 있다면서 12년제 의무교육을 방침을 내놓기도 하고,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를 가진다며 무상치료를 적극 선전하고 있다. 가장 우월한 혜택을 받은 공민이라는 착각에 주민들이 빠질 것을 유도하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김정은 일가(一家) 및 당 간부 등 특권층을 대상으로 한 봉화진료소와 남산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들의 의료설비는 1950년대 들여온 낡은 것들뿐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주사바늘조차 시장에서 사가지고 가야 한다.

간단한 수술도 마찬가지다. 소독용 알코올 1병(500g), 링거, 주사바늘, 페니실린(항생제), 붕대, 약솜 등은 물론이고 침구류와 화식기재까지 개인이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술 집도의사에게 북한 돈으로 5만 원 이상, 간호사들에겐 3만 원 가량의 현금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무상치료 혜택을 자랑하는 오늘날의 북한사회의 민낯이다.    

또한 북한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묵살된 사회다. 북한헌법에는 당연히 언론, 출판, 결사의 자유, 신앙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지만, 이는 한갓 체제 미화(美化)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북한주민들은 ‘말(語) 반동’ ‘예수쟁이’ 죄목에 따라 툭하면 체포·처형당하기 일쑤다.

현재 국가안전보위부의 ‘관리소’(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중 약80% 이상이 ‘말 반동’, 즉 김 씨 일가(一家)를 언급하는 등 현 체제에 불만을 표출했거나, 초상화(김일성·김정일 사진)를 손상했거나 하는 등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사람들이다. 특히 ‘정치범’으로 몰린 당사자의 가족들도 같이 수감되거나 고강도의 감시 속에서 생활한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주민이 ‘정치범’으로 취급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문제는 ‘정치범’ 중엔 당국을 대놓고 비판한 사람은 드물다는 데 있다. 친구들끼리 모인 술좌석에서 취중 혹은 무의식 중 내뱉은 말이 보위부 귀에 들어가면 영락없이 체포된다. 심지어 배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놓고 ‘백성들은 다 굶어 죽으라는 거냐’, 이런 말 한 마디도 불평불만 유포죄로 감옥신세를 져야 한다. 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말살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3명 중 1명은 보위부에서 심은 정보원이라 할 만큼 북한은 정보정치로 유지되는 사회다. 이 뿐 만이 아니라 대학졸업생들도 자유의사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없으며 당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이처럼 북한주민들은 3대째 이어진 김 씨 일가의 세습 독재정치로 오직 ‘수령’의 명령·지시를 맹목적으로 순종해야 한다.

대다수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에 입국한 후에야 인권의 개념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세상과 동떨어진 곳, 폐쇄된 사회에서 살다보니, 자신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노동신문을 통해 ‘인권’이 많이 회자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기엔 갈 길이 아직 먼 것 같다. 보안원들이 시장활동을 억압할 땐 ‘왜 내 인권을 억압하냐’라면서 부당함을 토로하는 경향은 보이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가해지는 인권 유린에 대한 개선 언급은 아직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권 및 민주주의 의식 교육에 적극 나서야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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