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꼼수 부리지 말고 ‘北인권 국제연대’ 나서라

지난 27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권위원회 입장초안’이 제출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직접 피해 당사자인 국군포로, 납북자, 이산가족, 탈북자 문제에 한정해 북한인권문제를 다루고,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행위는 대한민국의 실효적 관할권이 미치지 못하므로 배제한다는 것이다. ‘실효적 관할권’이라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참혹한 인권 유린으로 고통받는 북한주민의 문제는 외면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의욕을 보인 신임 안경환 위원장에게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런 기대에 대한 보답치고는 실망스러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해마다 유엔에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제정했으며, 일본도 북한인권법이 의회를 이미 통과했다. 이들 나라들이 북한에 대한 실효적 관할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고,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는 것은 우리 시대 인류의 당연한 책임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명과 자유, 평화는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어 모든 인류가 힘을 모아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다. 그것은 인권위원회의 기본 정신이자 업무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실효적 관할권이라는 옹색한 근거를 내세워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과 노력을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여건이 어렵다면 역으로 어려운 여건을 상쇄할 만큼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순리다.

북한의 인권유린은 반인륜적 범죄행위다. 언젠가는 국가정권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인권유린행위를 자행한 범죄자를 처벌할 날이 올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누군가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실태를 조사하고 정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당사자인 북한 주민들은 그것을 할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면, 누가해야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국가를 고르라면 북한 주민과 같은 동포이자 민족인 한국보다 적당한 나라가 없다. 주관부서를 고르라면 현재로서는 인권위원회 보다 적절한 기관을 찾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안을 최종결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치적 입장이나 현실적 제약에 연연하지 말고 보편적 ‘인권’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북한인권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방향에서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

인권위원회가 서 있어야 할 자리는 북한인권문제를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의 맨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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