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北주민 정보접근 권고’ 결정의 의미

국가인권위원회가 6일 의결한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와 주민의 외부정보 접근권 보장 권고’는 인권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물론 인권위는 지난 4월에도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를 의결한 바 있다. 당시에는 북한 인권을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한 비상임인권위원이 전원위에서 간략하게 제안해 급히 처리한 모양새였다. 한 좌파 매체는 이를 두고 보수성향 인권위원의 수완에 다른 위원들이 당한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이번 북한주민 정보접근권 권고는 찬성 6명, 반대2명 압도적인 차이로 의결됐다. 내용에는 대북방송 지원 등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단살포도 처음에는 반영됐다가 정치적 파장이 더 클 수있다는 우려 때문에 심의 과정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이후 북한인권을 한사코 외면해온 인권위의 과거 모습을 비춰볼 때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로 평가된다. 인권위는 2001년 출범 이후 북한 인권 문제 앞에서는 벽 같은 존재였다. 당시 인권위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담당해온 실무자의 업무는 ‘북한 인권 문제는 인권위 소관이 아니며 실효성도 없다’는 입장을 대외에 설명하는 것이었다.


헌법 상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 남북관계기본법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남측의 과제로 천명한 것도 소용 없었다. 인권위 업무가 북한 인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엔총회에서 매년 결의안이 나올 정도로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를 10년 가까이 외면해온 책임은 벗어나기 힘들다.


인권위가 북한 인권 문제를 거부해온 배경에는 햇볕 정부가 있었다. 인권위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4인, 국회선출 4인, 대법원장 지명 3인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대통령이 지명한 4인과 여당 몫이 합쳐지면 과반수가 넘게 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하에서 임명된 인권위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이라크 파병 반대,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 확대 등 좌편향적인 의견과 권고안을 양산해냈다.


최근 일부 단체들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흔들기는 결국 최근 인권위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현 위원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부 단체들은 ‘인권위가 현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인권위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그 동안 인권위에서 18건의 정책권고 또는 의견표명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7건이 현 위원장 취임 이후 결정됐다. 일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비판론자들은 대표적으로 PD수첩 검찰수사 의견표명이 부결된 것을 들고 있는데 이는 허위방송의 명예훼손 범위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대형 방송사의 허위 방송까지 표현의 자유 범위에 묶어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인권위원 간에 시각차가 존재할 수 있다. 허위방송으로 국민을 선동한 방송사보다 처참한 인권 유린이 존재하는 북한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자의 시각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한 북한 매체에 따르면 남한 방송을 봤다고 교화소에 수감된 인원이 일개 도에서 천여 명이 넘어간다고 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정보 차단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을 강화하라고 요구한 것은 인권위 제자리 찾기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만 하다. 


인권위 올해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여고생이 수상을 거부했다고 한다. 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인권위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를 돌보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면 이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인권위를 흔들어 대는 단체들에게 이 여고생이 휘둘렸다면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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