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정부, 對北원칙·목표도 없이 우왕좌왕”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30일 “북한과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악화되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확실한 대북정책과 입장을 견지하고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남북관계의 경색이 오면 우리 국민은 이를 두려워하고 햇볕정책을 그리워할 수도 있으나 이것은 일시적인 홍역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그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해 불편함을 함께 견디자고 진솔하게 고통분담을 호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지난 정권과 똑같이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될 것이고, 국민적 부담은 끝이 없을 것이고 남남갈등도 갈수록 깊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날 지난 10년 정권의 ‘햇볕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뒤틀린 남북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좌파정권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북한체제가 변화하고 핵도 포기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무려 3조5천억 원을 햇볕정책이라는 미명하에 퍼부었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10년의 ‘햇볕정책’은 친북반미단체들이 북한의 대남전략을 우리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재연하고 확대 재생산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6․15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6․15선언 중 ‘남측의 연합제 선언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에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또 “10·4정상선언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에 14조원이라는 엄청난 액수가 소요되는 각종 사업을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합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강산 사건과 관련, “대한민국의 모순적인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불행한 사건”이라며 “지난 10년 동안의 햇볕정책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이 백일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남북대화에 안달이 난 정권처럼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등 기본적인 대북원칙도, 목표도, 기조도 확립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야당의 대북정책 노하우를 존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면서 “실패한 햇볕정책을 다시 하겠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또다시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닐 것 같아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한의 불능화 재개에 따른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총재는 “북한이 최근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다시 재개했으나 이는 결코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 아니라 과거로의 회귀에 불가하고, 미신고 부분에 대한 검증 논의도 없었다”면서 “이는 미국의 가장 큰 실책이지만,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입장표명 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은 1987년의 KAL기 폭파사건이 계기였는데, 아무런 명분도 사과도 해명도 없이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항의 한 마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도도하게 퍼지고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결코 북한을 고립시키거나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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