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성직자들, 反美 말고 요덕수용소 관심을”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연합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연합

정계은퇴 이후 처음으로 대중강연에 나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현 정권의 이념문제와 차기 대선,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13일 극동포럼(회장 임경묵)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유민주주의와 우리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의 초청강연에서 “독단적 분열적인 좌파 정권을 붕괴시키고 자유시민이 중심이 된 정치와 체제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서 21세기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얼마든지 강국이 될 수 있는 폭발적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이를 흐트리지 않고 결집하려면 좌파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양상에 대해서는 “2007년 대선은 친북좌파 주축세력 대 비좌파 세력의 양상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200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중심이 되어 비좌파 연대 전선을 형성해 좌파정권을 막아야만 미래가 있다”면서 “(대선 후에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기본 정체성을 바탕으로 좌파라 할지라도 설득하고 포용해 그동안 좌파정권이 해온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이념 문제 아닌 생존 문제”

이 전 총재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한미동맹의 공고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관계도 이완된 상황에서 만약 6자회담 결과가 북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확산을 막는 타협적 결과로 간다면 우리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자 악몽”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대북 관계를 푸는데 있어 중요한 이유는 좌나 우,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생존의 문제이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햇볕정책은 지원하면 변한다는 것인데 지원한 내용은 있어도 변한 게 없다”면서 “햇볕정책 외에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남쪽에 있는 좌파나 시민단체들은 인권문제가 제기될 때마나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정작 인권 문제를 주장해야 할 대상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라며 “방폐장, 미군기지에 대해 항의 시위하는 자리에 성직자들이 보이는데 이 분들이 시위할 곳은 요덕수용소 같은 인권말살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정계 복귀설에 대해 그는 “2002년 정치를 떠났다. 입장에 변화없다”면서 “현실정치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자유민주주의와 이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몸이 부서지는 일이 있더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전 총재는 2002년 대선에서 낙선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며, 3년간 대외활동을 하지 않다 지난 1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출판기념회와 2월 권철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잇따라 참석해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강연은 정계은퇴 후 처음 갖은 대중강연이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