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 MB 대북 발언 비판

친노(親盧) 대선 예비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가 9일 대구를 방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대북 관련 발언을 정면 반박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경북대 전자계산소에서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주최로 열린 `개성공단 지원법 제정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북한이 개방하면 단기간에 국민소득 3천불을 만들어주겠다든가 남북한 상호주의에 입각해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추진하겠다든가 하는 것은 한반도 경제공동체시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시장이 지난 2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이 개방하고 한국이 국제사회와 협력한다면 10년 안에 북한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달러 수준까지 올라설 것”이라면서 제시한 이른바 `비핵.개방 3천 구상’을 정면 공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전체적인 플랜없이 우격다짐식 토목공사로 국민소득을 올리는 것은 개발독재시대에나 가능했던 일로 21세기 관점에서는 최악의 경제발전 전략이며 한국과 북한의 경제 상황을 볼 때 상호주의에 입각한다는 것은 재벌회장과 일반 서민에게 똑같은 세금을 물리는 일만큼이나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개인이라면 모르겠지만 국가 지도자를 자임하는 사람이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큰 죄를 짓는 일”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차기 정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15정상회담을 통해 씨앗을 뿌렸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공동번영의 줄기를 키워온 남북경제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수확을 맺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차기 정부 지도자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가져야 할 뿐만아니라 한반도 경제의 미래 흐름에 대한 큰 시야와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대구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또 “북한 경제가 현재의 상태로 중국에 종속되는 것은 한반도 경제공동체라는 관점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하고 “그런 면에서 개성공단은 매우 중요한 실험이며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사업”이라고 당부했다.

이 전 총리는 이밖에 “그동안의 (대북) 지원은 우리 경제 규모와 남북화해 분위기에 따르는 경제적, 경제외적 이득에 비하면 아주 작은, 한마디로 우리가 남는 장사였다”면서 퍼주기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 면담 등을 위해 10일 출국하는 이 전 총리는 지난 3월 방북 당시 대동강변에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북미 관계 개선의 상징적 의미에서 반환할 것을 본인이 권고한 것과 관련, “그때는 안돌려준다는 소리도 안하고 돌려준다는 소리도 안했지만 이번에 김혁규(金爀珪) 의원 일행이 갔을 때는 제가 미국 가는 것을 알면서 `푸에블로호를 돌려주겠다고 미국에 이야기 해도 좋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북한 해역에서 비밀 정찰임무를 수행하다 북한군에 의해 나포된 선박으로 현재 타국에 억류돼 있는 유일한 미국 함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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