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방북, 안희정 `역할설’ 논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의 북한 방문에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설이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가 남북정상회담 협의를 위한 대북특사라면 이 같은 방북을 준비하는 데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밀사’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안씨의 역할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안씨와 열린우리당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최고위원은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 보도됐지만 대통령 측근 동업자라고 해온 안씨가 남북정상회담 위해 제 3국인 중국에서 북한 장성택(張成澤) 라인과 접촉을 해왔다는 것은 저희들이 인지를 하고 있던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이에 대해 국정원도 계속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이 전 총리의 방북은 기본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씨가 만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장성택 노동당 제 1부부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김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 가운데 한명이다.

인터넷 뉴스매체인 오마이뉴스도 6일 안씨와 장 부부장이 지난해 10월 18∼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6자회담 복귀 및 향후 정상회담 추진 등을 주제로 폭넓은 대화를 나눴고 이 전 총리의 이번 방북도 그때 이미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안희정 커넥션’이 회자되는 것은 역대 정권에서 중요한 남북접촉은 대통령이 신뢰하는 최측근 인사가 담당해왔고 참여정부의 ‘정권 실세’ 가운데 안씨의 행보가 비교적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이유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72년 평양에서 김일성(金日成) 전 북한 수상과 만나 7.4 남북공동성명에 합의했던 이후락(李厚洛) 당시 중앙정보부장, 2000년 베이징에서 송호경(宋浩敬)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접촉,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은 모두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이에 대해 안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장성택을 만난 적이 없고 대북접촉과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한 일이 없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안희정 리포트’라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는 데 이는 한나라당 박계동(朴啓東) 의원의 주장일 뿐 그런 문건을 작성한 일이 없다고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밝힌 바 있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더군다나 이런 일을 대북 기획 등의 관점에서 기사로 다루니까 곤혹스럽고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해당 언론에 정정을 요구하겠지만 만약 정정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 등 모든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당 측도 안씨 역할설에 대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부인하고 있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전 총리의 방북과 관련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의혹을 제기해 역사적 과업을 훼손하려는 세력들이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뚜벅 뚜벅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 핵심 당직자도 “안씨가 나서서 초기단계에서 역할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안씨가 중국에 갈 수는 있었겠지만 워낙 노출돼 있고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런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운 위치”라고 주장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