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방북추진 뒷얘기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의 방북이 열린우리당의 공식발표와는 달리 지난해 12월말부터 추진됐으며 정부도 이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6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번 방북이 당내 기구인 동북아평화위원회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밝혔으나 동북아평화위가 최근 신설된 조직이고 북한 고위급 관계자와의 면담 일정이 마련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설명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정 의장과 가까운 우리당 관계자는 “정 의장은 이 전 총리의 방북 작업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방북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기 때문에 당내에 동북아평화위라는 기구를 신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방북 추진작업이 지난해 12월 말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종료 직후 본격화됐다고 주장했다.

2단계 회의가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하고 종료된 상황이어서 북한과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타개하자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 방북 추진 작업도 대북접촉 등 초기단계에서부터 정부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리당 의원은 “지난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당으로 우리당이 집권여당의 위치를 상실했지만 이번 방북추진 과정에서는 처음부터 여당으로서 정부와 공조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의 방북 자격이 노 대통령의 `대북특사’는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이 전 총리도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설명한 것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발언을 자제했지만 방북의 성격에 대해서는 “특보 자격으로 가는 게 아니다. 당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이 전 총리 본인이 먼저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통령에게 건의해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전 총리가 정치적 역할을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전 총리의 방북추진 작업은 특성상 극비리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 이 전 총리의 방북 추진 작업에 관련된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미리 이 사실을 인지했던 인사는 정 의장을 비롯해 극소수에 불과했다는 것. 이 전 총리와 가까운 우리당 중진들도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후문이다.

우리당은 당초 5일 이 전 총리의 방북사실을 공식발표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 관심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둘러싼 국회 파행사태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 발표를 하루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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