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北과 정상회담 교감했나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방북한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가 이번 방북기간 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교감을 형성했는 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2.13 베이징(北京) 6자회담 타결로 교착상태에 놓였던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면서 어느 때보다 남북.북미간 화해 무드가 고조된 상태에서 이뤄진 방북인 만큼 자연스럽게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에서다.

당사자인 이 전 총리는 방북기간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가 거론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되진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11일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과 6자회담은 병행해서 가는 것이며 60일 이내 초기단계 이행조치가 끝나는 4월 중순 이후에는 검토해서 논의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자체는 논의의 핵심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방북 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상회담 문제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던 것에 비춰보면 듣기에 따라서는 방북기간 일정 정도 진전된 성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함께 방북했던 친노(親盧) 직계인 이화영(李華泳) 의원의 평가는 이 전 총리의 언급보다 더 적극적이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 워킹그룹 회담에서 좋은 성과가 난다면 남북정상회담은 자연스러운 순서 아니겠느냐”며 “남북정상회담은 북미회담 등 6자회담 워킹그룹 성과를 봐가면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북측도 상당한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방북단의 성격에 대해 “북핵문제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대통령 정무특보인 이 전 총리간의 교감은 당연히 있고, 그런 차원에서 노 대통령의 생각을 이 전 총리의 생각이라고 이해해도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친서나 메시지는 없었지만 토론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론이 전달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정부측 대표단이 아니고 당의 동북아평화위 대표단”이라는 당초 이 전 총리의 설명과는 달리 ‘청와대의 의중’이 상당히 반영됐을 수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내 의원들은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를 해소하고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기 위한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번 방북단의 성격이나 협의결과에 대해서는 다소간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친노성향의 한 의원은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전직 총리의 방북인 데다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시기에 북한에 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며 상당한 수준의 협의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국회 통외통위 소속 의원은 “대통령의 측근의원과 정무특보인 전직 총리가 여러 현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특사나 대통령의 메신저도 아닌 신분에서 한 얘기를 일정한 합의로 보거나 확대해석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한 재선의원은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방북단이 어떤 자격으로 무슨 역할을 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다만 6자회담 성과가 나온 뒤 정상회담을 추진할 지, 6자회담 진행중이더라도 상황을 주도적으로 끌어가기 위해 정상회담을 추진할 지는 정부가 선택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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