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김영남 `자카르타 회동’ 이뤄질까

성사시 ‘북핵ㆍ남북관계ㆍ정상회담’ 논의 여부 주목22∼24일 자카르타서 아시아ㆍ아프리카정상회의 열려

오는 22∼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회의’(이하 정상회의)에 남.북한의 최고위급 당국자들이 각각 참석하기로 해 양측간 회동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 우리측에서는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북한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남북한의 ‘2인자’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양자 회동이 성사된다면 10개월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남북간에는 고(故) 김일성 주석 조문불허와 탈북자 대량입국 등 작년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당국간 회담은 물론, 접촉마저 전무한 상태여서 이들이 만난다면 그 자체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 공산이 크다.

이에 앞서 지난 3∼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던 제112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했던 국회대표단은 4년만에 처음으로 북한의 의회격인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을 만나 남북국회회담을 제안하며 김원기 국회의장의 서한을 전달했으나 본회의장에서 단 5분간 만나는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결정에 상당한 권한이 있는 두 고위인사의 ‘별도회동’이 이뤄지면 북핵 문제는 물론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 등을 놓고 진지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여부를 포함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서도 협의가 이뤄질 개연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60여개국의 정상급이 참석하는 3일간의 빡빡한 일정이 잡혀 있어 양측의 만남이 성사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이번 회의는 대아프리카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개도국 경제발전을 위한 협력에 동참해 경제개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라며 “이 총리가 김영남 위원장을 별도로 만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1955년 자주와 자결 등을 내세운 탈식민 국가들의 회의인 반둥회의와 1960년대의 비동맹 국가 모임에서 입지를 구축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던 북한이 형식면에서 그 명맥을 이어받은 이번 회의에서 어떤 행보를 할 지도 관심거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 10주년 기념 행사에 고(故) 김일성 주석을 수행해 참석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런 연장선에서 북한은 과거의 이른 바 ‘비동맹’ 국가들로 불리어진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동맹 개념이 모호해진 지금 북한도 정치적 이해득실보다는 경제협력을 위한 장으로 이번 회의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후진타오(湖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현재까지 양 대륙 60여개국 정상급이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이 회의에서 현재 국민총생산(GNP)의 0.2% 수준인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을 몇 년안에 0.3%로 늘리는 안을 공식 발표해 이른 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표밭갈이’에 나설 전망이어서, 한국과 중국의 대응도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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