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공동성명 채택…그러나 갈길이 너무 멀어

▲27일 개최된 중동평화회의에서 조지 부시(가운데) 미 대통령이 에후드 올메르트(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회의에서 양측이 2008년 말까지 평화협정을 타결한다는 공동성명을 27일(현지시간) 채택, 중동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중동평화회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주도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이 참석한 가운데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됐다.

이-팔 양측의 합의에 즈음해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출범시키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표”라며 “향후 양측의 협상을 뒷받침하고 성공적 타결을 위한 필요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의 골자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최근 분쟁이 격화됐던 양측이 그동안 중단됐던 평화협정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고 합의해 무력 충돌 중단과 평화협상 개시라는 두 가지 소득을 얻은 점이다. 또한 평화협상 종료 시한을 설정해 시간적 구속력까지 갖췄다. 이번 협상을 통해 이미 무력화 된 것으로 간주된 ‘중동평화 4자회담’이 부활하게 됐다.

‘중동평화 4자회담’이란 2003년 4월 30일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유엔 등 ‘4대 중재자’가 참여한 회담을 말하는 것이다. 당시 회담은 3단계로 진척될 ‘중동평화 로드맵’을 도출하였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에 전격 합의하였다.

이번 합의에서 이-팔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로드맵에 따른 의무를 계속 이행하고, 미국은 로드맵에 따른 양측의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 평가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평화협상의 구체적인 진행을 위한 운영위원회 첫 회의를 다음달 12일 개최하기로 하고, 올메르트 총리와 압바스 수반은 협상 진전을 위해 격주마다 따로 만나기로 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번 합의를 두고 ‘부시의 송별 잔치’라며 평가절하 했다.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는 현 마흐무 압바스 수반을 지지하는 파타당과 견해를 달리하는 무장 강경세력이다.

지난 2005년 총선에서는 파타당을 누르고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집권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마스의 강경노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경색국면으로 몰아갔고 결국 이-팔 간에 전쟁이 재발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하마스의 강경노선에 반발해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는 하마스와 파타당 간에 총격전이 발발, 준내전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도 구체적인 쟁점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에 있어 구체적인 주요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대략 3가지다.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 예루살렘 귀속 문제, 유대인 정착촌 철수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이스라엘인 500만 여명과 팔레스타인인 250만 여명이 살고 있는데 4차에 걸친 중동 전쟁으로 인해 약 30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주변국으로 흩어져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팔레스타인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중심으로 이 난민들을 귀환시킴과 동시에 독립국가 창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로서는 수용이 쉽지 않다. 테러가 종식되지도 않고 평화도 정착되지 않은 조건에서 이스라엘과 동등한 인구를 보유한 국가 단위의 테러위협을 용납하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에 있어 역사적 중심지이면서 종교적 성지이다. 따라서 어느 쪽도 양보할 수 없는 조건에서 공동 관리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팔레스타인은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요구해 왔다.

이 같은 난제들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팔 문제 해결은 끈기를 요하는 지난한 협상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회담은 2008년까지 평화협상을 타결하다는 목표를 합의하였다. 이번 회담의 성과가 궁극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향후 국제사회의 꾸준한 감시와 독려와 같은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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