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대사 북핵·위폐 연설 안팎

이태식(李泰植) 주미대사가 7일(현지시간) 북한의 위폐 등 불법활동과 북핵 문제에 대해 미 정부에게 한 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맞습니다. 맞고요”라는 어법을 연상시킨다.

이 대사는 이날 한미경제연구소(KEI) 연설에서 북한의 불법활동은 용인할 수 없고, 북한이 이 문제에서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해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나온 표현가운데 가장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확실하게 미국 편을 들지 않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미 정부 안팎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사는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해선 “우리 입장에서도 타협이 없다”고 말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지난달 26일 신년 기자회견 때 표현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그러나 동시에 “긴급성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반면 북한 핵문제는 화급을 다투는 문제이므로 우선 핵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이 대사는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중국이 할 역할이 더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중국에 더 역할하도록 요청하기 위해 우리도 더 할 일이 있다”며 “중국 어깨에만 부담을 지우지 말고 참여국들이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이 우선 핵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출 것을 거듭 주문했다.

이날 이 대사의 연설은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언급 수위가 주목받았으나, 대사관측은 그동안 나온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지 새롭게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한 미국 정부의 주장을 근거없다고 한 적은 없다는 것.

이날 이 대사 연설의 방점은 북한의 불법활동 사실이 맞고,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한이 이 문제에서 손을 씻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급한 것은 핵문제이니 이를 먼저 해결하자는 데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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