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기업-북한 `금수품 커넥션’?

이탈리아에서 북한으로 수출되던 호화 사치품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북한제 무기의 이란 수출도 이탈리아 운송업체가 대행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기업과 북한 당국 사이의 일종의 `금수품(禁輸品) 커넥션’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주.요트.무기 등 품목도 다양 = 지난 8월 하순 북한으로 갈 코냑 150 병과 위스키 270 병 등 고급 양주 420 병이 이탈리아 동부 해안도시 안코나 세관당국에 적발돼 압류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17일에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탈리아 비라에지오 시의 한 조선소에 주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화 요트 2척이 이탈리아 세무경찰과 오스트리아 검찰의 공동 조사 끝에 압수됐다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안코나 세관 당국에 적발된 양주의 가격은 1만2천 유로(한화 약 2천150만 원), 호화 요트 2척의 가격은 1천300만 유로(약 234억 원)에 달한다.

양주와 요트는 모두 지난 6월12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대북 금수품목에 해당한다.

또 지난 5월30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 중국 다롄(大連)과 상하이(上海) 등지를 거쳐 이란으로 수출되던 북한제 무기를 담은 대형 컨테이너 10개가 아랍에미리트 코르파칸항에서 적발돼 압류됐는데, 컨테이너의 해상운송을 맡은 것도 이탈리아 업체 오팀(OTIM) 사다.

◇伊기업, 대북 공급창구인가 = 이처럼 이탈리아 기업들이 대북 금수품 수출에 연루된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탈리아가 북한 고위층의 `특별한 주문’들을 소화하는 공급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탈리아가 서방 선진국인 G7 국가들 중에서 가장 먼저 북한과 수교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고, 고급 소비재 생산 및 유통 규모가 크며, 마피아 등 지하경제가 발달했다는 특성때문에 북한이 금수품 조달지로 애용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적발사례가 잇따르는 것은 이탈리아 기업들의 대북 금수품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 이후 감시 단속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사회는 2006년 10월 북한 1차 핵실험 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718호를 통해 사치품의 대북 반출을 막으려 했으나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25일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를 통해 1718호의 이행의무를 재강조함으로써 전략물품뿐만 아니라 호화사치품 대북 금수조치의 수위를 크게 높였다.

주(駐)로마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최근 대북 금수품 적발이 잇따르는 것은 이탈리아의 세관 시스템이 허술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북한에 물품을 보내려는 이탈리아 기업들은 더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호화요트 수입과 무기 수출에서 모두 중국 업체를 대리인으로 내세우는 전형적인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영국과 독일에서 고급 승용차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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