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유시민, 조준호, 심상정 공동대표가 당권파에게 주먹질과 발길질 등 수차례 폭행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중앙위는 회의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당권파들은 ‘진상조사보고서 폐기’ ‘당원 총투표’를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비당권파로 보이는 중앙위원과 마찰을 보이기도 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은 “당원 명부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어떻게 이 명부를 토대로 한 중앙위원 명단을 확신하느냐”, “가짜 중앙위원이 있다”면서 중앙위 성원에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진행을 막았다.
심상정 대표가 “중앙위 구성에는 아무런 절차적 문제가 없다”며 회의를 진행하려하자, 참관인들은 심 대표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몇 차례 파행을 거듭하는 동안 당권파 참관인들은 ‘참관인 라인’을 넘어 의장단 앞까지 돌진하며 회의장을 점령했다. 이들은 이후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 네 박자 구호를 외치며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심 대표는 당권파의 거센 반발로 회의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고, 당권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중앙위에서 처리해야할 안건은 혁신비대위 구성의 건, 강령 개정안, 당헌 개정안, 당혁신 결의안 등 총 4개였다. 이중 강령 및 당헌 개정안은 통상적인 안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권파의 조직적 의사진행 방해로 처리가 지연됐다.
이후 심 대표가 강령·당헌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키자 당권파가 의장단을 점령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권파 중앙위와 참관인들이 순식간에 의장단 앞으로 돌진하면서 이를 저지하던 진행요원들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크고 작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의장단에 뛰어든 당권파측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대표를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공동대표는 안경이 날아가고, 심 대표는 발로 짓밟히기도 했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 당원들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두들겨 맞아 탈진했다. 당원들이 공동대표들을 집단 폭행하는 사태는 5분여간 지속됐고 세 공동대표는 당직자들의 도움을 받아 단상 측 비상구로 간신히 빠져나가 대기실로 대피했다.
당권파는 세 공동대표가 긴급 대피한 뒤 의장석을 점거하고 시위를 계속했다. 당권파 당원들은 “불법 중앙위, 해산하라”고 외쳤고, 단상에 뛰어든 당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진행위원들 사이에 주먹과 욕설이 오갔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로 제1차 중앙위원회는 결국 무기한 정회됐다.
천호선 대변인은 폭력사태와 관련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그러나 이대로 통합진보당의 자멸을 방치할 수 없다”며 조속한 중앙위 속개를 강조했다.
반면, 당권파에 속하는 우위영 대변인은 “오늘 중앙위 파행은 심상정 의장이 1호 안건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여 발생한 일”이라고 마지막까지 책임을 돌렸다.
이정희 대표는 폭력사태로 얼룩진 통합진보당의 중앙위원회에 대해 13일 트위터를 통해 “저는 죄인입니다”라며 “이 상황까지 오게 한 무능력의 죄에 대해 모든 매를 다 맞겠다.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고 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중앙위의 폭력사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도 거세다.
한 포털사이트의 필명 ‘장원석’은 “이정희가 (회의장에서) 싹 빠지면서 (당권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폭력을 휘둘렀다)”며 “이들의 진짜 목적은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옛날에 이승만 시절 자유당 놈들이 자기네들 목적을 위해, 정치깡패들까지 동원했던거랑 도대체 뭐가 다르냐”고 비난했다.
‘kore****’는 “아직도 저들을 ‘진보’ 라고 제목붙이는 언론들을 도대체 무엇이냐”며 “폭력조직, 종북집단 이렇게 써야 하는 것 아니냐”, ‘song****’은 “자칭 진보라더니 현실은 1950년대 자유당보다도 더 수구 꼴통이구만”이라고 혀를 찼다.
‘정하늘’은 “이쯤 되면, 조폭이요, 사이비 종교다. 교주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두목은 이석기·김제연·이정희”라고 비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