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 억압 끝내고 민주주의 열어야

2010년 12월 17일, 아프리카 튀니지의 어느 거리. 한 청년이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무허가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던 청년의 이름은 모아메드 부아지지. 경찰의 단속으로 무허가 노점상을 하는 것도 어려워지자 그는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렀다. 분신 18일이 지난, 2011년 1월 5일. 청년은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가난과 배고픔, 불안한 미래에 짓눌리고, 독재자들의 억압에 분노한 청년이 온 몸으로 사른 불꽃은 가난과 독재에 시달리던 튀니지 국민들의 가슴으로 옮겨붙었다. 청년이 숨진 후 3일째 되던 8일부터 3일 동안, 튀니지 중부 카세리네 지역에서 마침내 시민들의 투쟁이 시작됐다.


한번 불이 붙은 투쟁의 불길은 꺼질 줄 몰랐다. 1월 11일 반정부 투쟁은 수도 튀니스로 확산되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3일 후인 14일, 벤 알리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투쟁이 튀니지 전역을 불살랐다. 바로 그날 벤 알리 대통령은 내각 해산과 6개월 내 조기총선 실시를 발표하고 사우디로 서둘러 출국했다. 투쟁에 쫓겨 도망친 것이다. 청년 모아메드 부아지지의 죽음은 튀니지 민주혁명의 불꽃이 되었다.


한 청년이 온 몸으로 밝힌 혁명의 불꽃은 튀니지 독재를 불태우고 이웃나라로 옮겨붙었다. 이집트와 예멘, 리비아, 사우디 등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 시작됐다. 그 가운데 세계인의 관심을 모은 곳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 동안 통치해온 이집트 민주화 투쟁이다.


1월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시민 3명이 독재를 반대하며 분신했다. 청년 ‘부아지지’의 투쟁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었다. 민주혁명의 불꽃은 다시 이집트 국민의 가슴으로 옮겨 붙었다. 1월 25일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정치 경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 3명과 경찰 1명이 이날 사망했다. 경찰은 집회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혁명이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26일에는 시위대 2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860명이 체포됐다.


27일에는 사망자가 7명으로 늘었고, 체포자가 1천명을 넘었다. 이날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급히 귀국했고, 백악관은 이집트에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28일, 금요 기도회 직후, 전국에서 경찰과 이집트 국민이 충돌했다. 또 다시 수십명이 이날 사망했고, 엘바라데이는 가택연금됐다. 결국 29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TV에 얼굴을 드러냈다. 내각을 해산하고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수습책을 내놓았다.


한 청년이 온 몸을 태워 살라놓은 민주혁명의 불꽃. 그 불꽃을 밑불 삼아 타오르고 있는 이집트 민주혁명의 불길. 그것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그 불길이 30년 동안 아이진 무바라크 독재가 빚어낸 가난과 억압을 깨끗하게 불사르기를 기대한다. 머나먼 아프리카 튀니지 땅에서 시작된 혁명의 불꽃이 한반도 북단을 뒤덮고 있는 극단적인 수령독재의 어둠을 말끔히 불태우는 북한 민주 혁명으로 옮겨붙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