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무바라크 30년 정치·외교·경제 평가 극과극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장기집권이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언론 선데이타임스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인 총리와 국방장관이 30일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벼랑끝에 선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정치와 경제에서 크게 갈린다. 그는 지난 1975년 부통령이 된 후 1981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안와르 사다트가 군부 내 과격 이슬람주의자에게 암살되자 대통령직을 승계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대통령에 오르자마자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언론 통제를 통해 정치세력의 싹을 잘랐다. 그는 이후 1984년, 1987년, 1993년, 1999년 대통령선거에서 의회가 선출한 단독후보에 국민이 찬반 의사만 밝히는 식으로 진행해 4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2005년 9월 최초의 직선제를 도입했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을 제한함으로써 또 다시 단독 출마로 당선됐다.


무바라크는 그러면서 권력의 부자세습도 꽤했다. 지난 2007년 11월 국민민주당 전당 대회를 통해 아들인 가말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고 정당의 지도부에 속해야 대통령 후보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헌법에 명시했다. 또 대통령후보가 되려면 하원 65명 상원 25명 지방의원 140명을 포함해 총 250명 이상의 선출직 의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집권 국민민주당 외에는 추천이 가능한 정파가 없는 것이다.   
 
무라바크는 또 다음 대통령은 군부가 아닌 민간에서 나와야한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로 인해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서는 부자 권력세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난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정치세력에 대한 탄압과 통제에도 열을 올렸다. 무바라크는 종교단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이집트와 이슬람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치집단 무슬림형제단을 불법화했다.


무라바크는 2010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무슬림형제단 인사 100명 이상을 체포, 구금했으며 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총선결과는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이에 비정부기구인 독립적 선거감시연대는 뇌물과 투표용지 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의 무효화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라바크는 친(親) 서방 비동맹 외교노선을 통해 국제적 안정을 꾀했다. 무라바크는 중동지역내 민주주의 실현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자생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 경제 부분에 있어서는 개방정책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이집트는 최근 몇년간 연 5~7%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세계 경제가 악화된 2008년과 2009년에도 5%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이외에도 이집트의 치안에 중점을 둔 덕택에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관광산업이 꾸준히 발전해오는 등 중동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안정과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룩해 왔다. 이처럼 이집트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을 했지만 그 내면에는 잡리잡고 있었던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심각한 문제였다.


이집트의 물가 상승률은 매월 10%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2008년 8월에는 무려 25.6%나 급등했고 연평균 물가 상승률은 18.3%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12.1%(2010년 기준)나 물가가 상승했다. 물가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또 실업률 역시 주민들의 불만을 폭발 시켰다. 실제 실업률은 20%(공식실업률은 9.6%)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 8,000만명 가운데 약 40%가 하루 2달러로 연명하고 있다.


이집트의 이번 시위는 23년간 장기독재 정권을 종식시킨 튀니지 시민혁명이 도화선이 됐다. 장기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요구에 국제사회는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이집트의 시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약 새 정권에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이 참여하면 반 서방주의를 내세워 국민의 자유와 경제성장이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에는 무라바크가 물러날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세력이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부각되고 있지만 그를 받쳐줄 조직이 부재하다. 따라서 야당과 반정부시위대의 연합이 과도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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