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함 띄웠는데..” 후속과제 수두룩

우리 나라가 25일 ‘꿈의 함정’으로 불리는 이지스구축함을 보유하게 됐지만 앞으로 이를 운용하는데 장애물이 적지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KDX-Ⅲ.7천600t급)은 총 건조비가 1조원에 달하는 고가의 첨단무기라서 막대한 운용유지 비용 뿐 아니라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정비인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운용유지.보수비용 조달 = 고가의 첨단 장비일수록 이를 운용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고가 장비인 만큼 부품 값도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한 척 뿐인 이지스구축함에서 장비가 고장이 난다면 다른 함정의 것을 빼다가 정비하는 속칭 ‘돌려막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제조국에서 사와야 한다.

미국의 경우 7천600t급 이지스함 1척을 운영하는데 연간 300억원의 운용유지비용을 쓰고 있다는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군과 우리 군이 보수체계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규모의 예산을 대입하기는 무리지만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해군이나 방위사업청 등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는데 들어간 연구개발비는 대략 1천억원 이상일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보통 우리 군이 연간 장비유지예산으로 개발비의 4%를 책정하고 있는 관행을 감안하면 세종대왕함의 연간 유비지용은 최소 40억원을 웃돌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이지스구축함을 처음 운용하기 때문에 장비유지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만이 이지스구축함의 전투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군의 한 고위 관계자도 “운영유지 및 보수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 장비 운영인력의 교육ㆍ훈련체계 = 해군 예비역 중장 A씨는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 장비를 가지게 된 만큼 교육훈련체계 확립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지스구축함의 구성 요소 가운데 이지스전투체계를 운영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훈련하는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첨단기술이 총망라된 이지스전투체계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제작했기 때문에 장비운용 인력 등이 일정기간 미국의 제작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비 운용인력들이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못할 경우 고가의 첨단장비를 고장낼까 두려워 장비에 섣불리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심리적인 압박이 크면 실제 작전이나 전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물론 장비운용 인력의 교육.훈련체계 확립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 이지스함 지원세력 기동력 확보 = 이지스구축함 한척이 움직이는데 군수지원함, 잠수함, 호위함이 따라 붙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무리 대공ㆍ대잠수함ㆍ대수상함 방어 및 공격 능력이 우수한 이지스함이라도 ‘독불장군 식’으로는 전투가 힘들기 때문이다.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충무공이순신함(4천200t급),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등으로 기동전단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대왕함은 승조원 300여 명과 120여 기의 각종 미사일과 헬기 2대 등을 탑재하고 최대 30노트(시속 55.5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충무공이순신함의 최대속도는 29노트(시속 54㎞)로 세종대왕함에 조금 못미친다.

현재 시운전 중인 독도함은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3㎞)이고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의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로 이지스구축함이 최대속력으로 항해하면 따라잡을 수 없다.

해군의 한 예비역 장성은 “이지스함을 지원하는 해상전력이 이지스함의 기동력을 따라가느냐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 이지스함 한척이 ‘무적함대'(?) =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한척의 이지스구축함이 건조된 것을 너무 부각시킬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지스구축함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란 시각보다는 해군의 작전반경이 확대되고 민간 조선기술과 군사기술이 접목됐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해군의 다른 예비역 장성은 “이지스구축함 한척을 건조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당장 무엇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3척을 구매하기로 한 계획과 연동해서 앞으로 추가 건조사업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서.남해 기동전단에 각각 2대씩 모두 6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하다”면서 “52%에 불과한 세종대왕함의 국산화 비율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 주변국 해군력과 격차 여전 = 일본과 중국은 해양분쟁에 대비한 해군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는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은 `1천 해리 적극적 전수방위전략’을 세우고 4개 호위대군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도 근해방어에서 원거리 전진방어로 전략개념을 수정하고 원양작전이 가능한 종합함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7천200t급 이지스함 4척을 포함해 대형 수상전투함 53척을 보유하고 있다. 7천700t급 신형 이지스함 한척을 최근 건조한 데 이어 3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헬기 탑재가 가능한 1만3천500t급 구축함 4척도 건조 중이다. 이들 구축함은 유사시 경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6척의 잠수함과 97대의 대잠수함 초계기(P-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중국도 대형 수상전투함을 63척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소브레멘니급(7천900t급) 최신예 구축함만 4척이다. 현재 뤼하이급(7천t급) 최신구축함 4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69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6천~8천t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4척도 건조 중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