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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 이후 전승국들에 의해 분단된 독일과 한국의 초대 국가지도자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리 근대사를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21일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원장 김석우)과 명지대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소장 이영기)는 ‘아데나워와 이승만’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2차 대전 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확고하게 한 아데나워 전 독일 총리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교·평가했다.
학술대회 참석자들은 “두 지도자는 어지러운 상황에서 공산주의 세력 확장을 막고 국내 정치세력을 통합해 국가 기틀을 세웠다”며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현재 한국사회의 혼돈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영기 명지대 교수는 “아데나워와 이승만 박사는 전후독일과 한국의 어려운 조건하에서도 정확한 정치적 상황판단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데나워는 소련의 팽창정책에 맞서 미국과 유럽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했다”며 “UN을 통해 대한민국을 수립하고 자유세계와 결속한 이 박사와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영 건국대 교수는 발표에서 “이승만은 2차 대전 후 좌우연립 정부를 세웠던 동유럽 국가들이 결국 공산화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문명 선택’의 기로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남북의 좌파들이 이승만을 미워하고 역사에서 지워버리려고 하는 것은 이승만때문에 남한이 공산화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그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상봉 독일통일정보연구소장은 “러시아 팽창주의, 중국과 북한에 대항에 추진했던 한미동맹은 탁월한 국제적 성과였다”며 “일부 경도된 반미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에 의해 무시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두 사람이 비슷한 역사적 성과를 이뤄냈지만 아데나워는 영웅으로, 이 전 대통령은은 독재자로 비하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