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통일 “남북관계 경색, 평화 위협”

이명박 정부가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현 대북 정책의 핵심인 ’비핵.개방.3000’ 구상을 폐기해야 한다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세종연구소 발간 ’정세와 정책’ 7월호에 기고한 ’남북관계 경색 타개의 길’이라는 기고문에서 “정부가 지난 10년간의 남북대화를 부정하고 현재의 대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 상당기간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경색은 어렵게 증진시켜 온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전 남북관계는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남과 북은 그동안 휴전선에서 남북통로를 개통하고 서해상에서 교전을 예방할 장치를 구축하면서 긴장을 완화시켜 왔다”며 “이른바 ’한반도 리스크’를 줄여온 것”이라고 지난 10년간 남북관계 발전의 성과를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 남북관계는 긴장고조의 길로 다시 들어설지도 모르는 기로에 놓여있다”고 이 전 장관은 지적하고,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개성공단 등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북핵문제와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국제정세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상대와 대화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을 맞이했다”며 “그 원인은 상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한 정부 관계자들의 대북 발언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2000년대 들어와 변화된 남북관계와 대남전략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6.15선언에서 찾았고 10.4 남북정상선언 역시 6.15선언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가 바뀌었다고 두 선언이 부정된다면 북한에서 그것은 김정일이 주도한 대남전략이 파산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핵.개방.3000’ 구상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으로 나서야 가동할 수 있는 정책인데 핵 포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 시점에서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으로 나아가도록 설득하고 유도하는 것이 돼야 하는데 (이 구상에) 이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계와는 달리 남북협상을 해야 하는 정부가 굳이 ’북한 개방’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현명치 못한 처사”라며 이 구상은 “논리와 실현 가능성 두가지 측면에서 치명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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