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남북관계, 北변화에 맞추거나 앞서가야”

이종석(李鍾奭) 전 통일부 장관은 25일 “남북관계 수준을 최소한 북한의 변화(속도)에 맞추거나 더 앞서가야만 한반도 상황에 대한 주도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으로 있는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국방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방포럼에서 “남북관계가 북한에서 발생하는 시장경제 변화, 정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반도의 통합은 외부세력의 개입 등으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은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체계적으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핵문제를 넘어 향후 20년 정도의 한반도 미래를 보는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지연시키려는 것도 아니며 미국이 해 주는 척 기만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한 뒤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문제가 풀리면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서로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우리측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북.미 직접대화와 관계 정상화 등을 요청했다면서 “북한이 폐기한다면 과감히 북이 원하는 것을 주며 크게 주고받자고 하고 그 뒤에도 북이 딴 소리를 하면 중국과 한국 등이 대북 압박에 나서면 된다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이와 관련, 작년 11월 하노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 한미 정상 간에 오간 대화를 소개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핵문제는 미.북이 결심하면 해결될 문제다. 아니면 둘 중 하나가 결심해도 해결될 문제다. 북이 결심하면 해결되는데 북이 하지 않으니 미국이라도 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화답했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특히 북핵 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일정한 시점에 큰 폭풍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몇 번의 계기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이행하는데 북이 기피전략으로 나오면 더 강한 압박조치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평화체제 논의의 활성화가 중요한데 당장 완성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며 “국민들에게 당장 내일 앞으로 평화가 와 있다고 비쳐질까 걱정이며 기대를 과하게 갖게 해선 안된다”고 설명한 뒤 “앞으로 한미동맹 축에 동북아 통합협력을 지향하는 동북아 다자안보시스템이 연결되는 구조를 위해 노력할 때 한.미 외교안보 이익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월 17일로 잡힌 남북 열차시험운행과 관련, “합의됐기에 군사보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군사보장이 안되면 철도연결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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