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美, 북핵 고위정책조정관 둬야”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핵문제와 관련해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고위급의 정책조정관을 두는 일이라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9일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세종연구소가 펴낸 ‘정세와 정책’ 1월호에 기고한 ‘미국 북핵 고위 정책조정관 왜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핵문제는 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탄, 알 카에다와 같은 보다 긴박하고 중요한 이슈때문에 미국 외교의 정책순위에서 앞자리에 위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긴 하지만 “방치하기 어려운 중요 현안”이므로 “별도의 전담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이 전 장관은 또 “동아시아에는 중국, 일본 등 중요 국가들이 있지만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핵문제로 인해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중요 업무를 제대로 다루기 어려운 실정”이고 “스케줄 문제로 인해 빈번하게 역내 다른 현안들이 6자회담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면서 동아태 차관보와 북핵협상 대표의 분리 필요성도 들었다.

그는 최근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와 국가정보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북핵 보유를 명기한 “사건”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보다 비확산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심을 확산시키고 북한이 미국의 진의를 오판할 수 있게 만드는 부적절한 것”이라며 이 사건 역시 “북핵 조정관의 필요성을 한층 일깨워준다”고 주장했다.

북핵 고위 조정관의 역할에 대해 이 전 장관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전일적.배타적으로 관장하는 직무를 가진 직책”으로 “대외적으로 6자회담을 비롯해 모든 북핵문제 관련 협상을 책임지며, 대내적으로 북핵에 관한 범정부적 조정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으면서 전략적.정책적 안목도 갖춘 인사가 적임자”이며 임기는 “북핵문제가 종료되는 시점과 일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조정관은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그의 대리인을 직접 만나 협상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적 비중과 외교적 역량을 갖춘 인사”여야 하며 “꾸준히 북핵문제를 다룰 집중력과 추진력도 겸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북핵 정책조정관은 대북 협상만 담당하는 특사와 다르다”며 “조정관이 6자회담 대표를 직접 맡을 수도 있지만 그 밑에 특사를 둬 맡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조정관이 임명된다면 “(북미) 양자협상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고, 양자협상 합의중 북핵 관련 사항은 반드시 6자회담을 통해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