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진실 말하겠다’더니 檢조사 묵비권

지난 4·11 총선 당시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서 경선 부정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 조사실에서 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오후 3시 10분께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8월 관악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도 진술을 일체 거부해 2시간여 만에 귀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해 “대선을 앞둔 시점에 심각한 야당 탄압, 공안 탄압”이라면서 “사건과 무관하다는 점을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조사 내내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대표는 취재진에 “진술하지 않을 권리는 모든 시민에게 허용된 헌법상의 권리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또한 의혹만으로 사람을 얽어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 의혹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검찰이 조만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조사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의롭지 못한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과 저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경선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일반전화를 다량 설치해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는지와 이를 사전에 보고받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표 비서관은 물론 캠프 관계자들 상당수가 구속기소된 점에 비춰 이 전 대표가 사전에 여론조사 조작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론조사 조작이 이뤄진 당일 이 전 대표의 동선(動線)이 보좌진들과 대체로 일치한다는 점도 혐의를 의심할 수 있는 하나의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진술을 거부함에 따라 앞서 조사한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내용 등을 종합해 다음 주초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검찰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검찰은 여론조사 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이 전 대표의 선거캠프 관계자인 김모 정무국장을 지난 8일 구속했고, 여론조사 진행상황을 선거사무실에 실시간으로 알려준 통합진보당 이모 대외협력위원장도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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