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10일 오후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렸다. /조종익 기자
10일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에서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이정희 대표는 경선조사위 부정선거 보고서에 대한 의혹을 여전히 제기하면서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전국운영위 ‘의장직’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조사보고서는 부실한 것으로 진성당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유령당원’ ‘투표율 100%가 넘는다’ ‘당원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은 모두 잘 못된 것으로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보고서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로 진성당원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비당권파를 겨냥,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야 한다. 신뢰의 존재가 아닌 의심의 소용돌이, 의심의 씨앗 때문에 이런 상황을 맞았다”면서 “당원들과 지도부간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운영위에서 ‘사회권’을 넘기겠다며 향후 의장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것에 대해 “그날 발언은 ‘감성적이었던 것’으로 이후 전국운영위 사회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번복했다.
이에 대해 운영위원들은 “정치인의 발언은 천금같이 무겁다. 보도자료까지 내지 않았느냐”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회권’을 가져야 한다고 맞서 이 대표가 잠시 자리를 떠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당 내부에서 불신이 있다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당의 독립기구가 독립기구답게 행동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는 모두가 성찰하면서 책임을 지는 시기가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처음부터 이번 사태는 계판간의 갈등이 아닌 상식과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로 그것을 어긴 공당으로서 책임져야 한다”면서 “국민의 눈에는 부정으로 국민을 외면하고 관행으로 합리화하는 것은 당원의 자부심을 훼손하고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2일 열리는 중앙위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해결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앙위 회의를 어떤 이유로든 무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조 공동대표가 13년간 활동해온 진성당원들을 ‘유령당원’으로 몰고 있다. 근거 없는 내용을 가지고 진성당원을 모함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 대표는 진상조사 결과 ‘유령당원’이 존재하고, ‘투표율이 100% 넘는 곳이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당권파 당원들은 머릿수를 내세워 조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야유를 보내고 박수를 치며 이 대표를 격려했다. 그들은 “조준호는 사퇴하라” “운영위원들 각성하라. 정신 똑바로 차려라”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운영위는 이날 비례경선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처리 방안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 ‘후속처리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특위는 외부영입 위원장을 비롯해 내부위원 4명, 외부위원 6명으로 구성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종익 기자 |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종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