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TV 토론에서 우리 정부를 “남쪽 정부”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쪽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표현이기 때문에 이 후보가 북한의 입장에서 발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북한 주장과 같은 ‘실용 위성’으로, ‘천안함’에 대해선 ‘피격’이나 ‘폭침’이 아닌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동 MBC 사옥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에 참석해 “지난 천안함 사건 때도 그렇지만 북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남쪽 정부에서는”이라고 했다가 다시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북(한) 책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남북 관계가 얼어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요한 것은 북한이 계속 실용위성이라고 얘기한다”고 했고,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보수 세력이 공격해서 대북송금 특검을 하라고 해서 남북관계 진전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자유토론에서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민주노동당 대표 시절 국가 차원의 공식 의례를 다 했는데 왜 기억을 못 하고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이다. 준비를 잘해 갖고 오셨어야죠”라고 비꼬았다.
박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 사실이라면 박수치고 싶다”는 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NLL을 포기할 수 있나”라고 묻자, 이 후보는 “통일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갈 대통령이 필요하다. 박 후보는 그런 점에서 많이 부족하다 생각한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 후보는 이외에도 “(이번 대선을)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며 “저는 꼭 박 후보를 떨어뜨리겠다”고 말해, 대선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그는 또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해서 경제 주권을 팔아먹었다. 애국가 부를 자격도 없다”고도 했다.
한편 진보당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가 박 후보 저격수의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또한 진보당은 이 후보를 칭찬하는 누리꾼들의 실시간 댓글을 소개했지만 이 후보의 종북성향과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